새누리당 의원총회, 정진석 “조기 탄핵 곤란” VS 비박 "그렇게는 안돼"…갈등 재점화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야당이 제시한 다음달 2일 또는 9일 국회 본회의 탄핵안 처리에 대해 거부했다.
새누리당이 오늘(25일) 의원총회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와 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개헌 추진 방안 등을 놓고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은 12월2일이나 12월9일에 탄핵안을 처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 기간에 예산국회와 국정조사에 집중하는 게 바른 길"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헌법에 규정된 탄핵소추 기준에 대해 야당과 성의 있는 협상을 해나갈 용의가 있다. 탄핵 절차를 밟는 것은 국회의 책무이고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주장대로 허겁지겁 12월2일,9일 대통령 탄핵안 처리는 답안지로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 로드맵을 정교하게 설정하지 않고 무작정 탄핵을 의결하는 것은 하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도 질서있는 국정 수습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추진하는 게 옳다. 탄핵안 반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 절차 협상 권한을 저에게 일임해주면 그 입장을 정리해 두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비박 중진 나경원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강력하게 항의했다.
나경원 의원은 "12월 2일이나 9일, 탄핵을 무조건 반대한다는 취지를 전제로 해서 모든 협상권한을 원내대표에 위임하는거에 대해서는 이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총에서 충분히 탄핵에 대한 논의를 하고 결정해달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나 의원 등을 향해 "앉으세요, 앉으세요"라고 말하는 등 양측이 잠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황영철 의원 역시 "오늘 이 자리에서 탄핵 절치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원내대표에게 다 위임해 달라는 것을 몇 명 의원들의 박수로 다 동의된 것처럼 말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로 논의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주장에 일부 비박계 의원들은 "동의한다"며 맞장구를 쳤고, 원내지도부는 취재진을 의총장에서 내보내고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에게 탄핵절차 협상 권한을 위임할지 여부 등을 놓고 친박-비박간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