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이 현존하는 수송기술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친환경 기술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9월 폭스바겐그룹 `디젤게이트` 사건 발생 이후 디젤엔진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과 배치되는 의견이다. 산·학계에서는 디젤엔진이 연료분사, 신연소기술 등을 통해 배기가스, 열효율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충식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24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KAIDA 오토모티브 포럼`에서 디젤엔진이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HEV),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과 비교해도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에너지기술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디젤엔진은 향후 30년 이상 자동차 수송부문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며 “지난해 폭스바겐 사건 이후 디젤엔진이 사장돼야 하는 기술로 호도되고 있지만, 고효율·저배기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유망한 친환경 기술”이라고 했다.
배 교수는 디젤이 현존하는 연료 중 제동열효율(BTE)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BTE는 연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에너지가 활용 가능한 유효 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율이다. 디젤은 BTE가 평균 43%로 나타났지만 가솔린의 경우 38%에 불과하다. 현재 미국, 영국, 독일, 유럽연합(EU)에서는 BTE를 50% 이상으로 높이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특히 스웨덴은 BTE 60% 달성을 위한 신연소 프로그램을 국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배 교수는 “현재 디젤엔진에서 비롯되는 공기오염은 전체 10%도 차지하지 않지만 유독 자동차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며 “디젤엔진에 대한 규제가 높아지는 것은 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로, 앞으로도 기술로 생긴 문제는 기술개발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피터 루에커트 다임러AG 디젤 파워트레인 부문 사장도 디젤엔진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디젤엔진이 사후처리기술 등 비용적인 부담이 크지만, 현재로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기술인 것은 맞다”며 “향후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차 등으로 기술 발전이 있겠지만 디젤에 대한 발전도 함께 이뤄져 여전히 많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엔 배충식 KAIST 교수, 패트리스 마레즈 PSA그룹 부사장, 와다 마사노부 일본자동차수입조합 전(前 ) 상무 등 학계와 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