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도 기업도 끊임없이 자신만의 무언가를 창조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라고 강요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요즘같이 모든 것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는 이미 익숙하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불철주야 노력했음에도 상대방으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새로운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기보다, 사고의 전환이 중요하다.”
이용호 그린카 대표이사는 창조하고, 창의적인 생각과 작업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에게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의 `에디톨로지`를 추천했다.
이 대표는 미래사업 중 하나인 `카쉐어링` 업체 CEO로, 빠르게 변하는 시장과 소비자 트랜드(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구현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에디톨로지` 속 역설적이지만 명쾌한 해석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서 보다 자유롭게 발상할 수 있는 사고의 탄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에디톨로지 저자인 김정운은 `창조`와 `창의`에 대한 본질을 파헤쳐봤다. 그리고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이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접근방식과 아이디어가 편집·각색되면서 마치 `새로운 것같이 보여 진다`고 말했다.
에디톨로지에 따르면 창의적 인재가 되라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일상 속 무엇이라도 나의 일, 내가 만드는 상품, 서비스에 접목해볼 때, 서로 이질적인 것을 융합해 볼 때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창작 스트레스 없이도 자유롭게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창조의 과정을 `편집학`이라 일컬으며 `에디톨로지(edit-ology)`라 명명하고, 이 과정을 즐기라고 조언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 기존에 흩어져 있던 익숙한 퍼즐들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연결하며 놀이를 하다가, 어느 날 문득 발견하게 될 조합이 `새로운 것`으로 창조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세상 모든 것은 끊임없이 `구성-해체-재구성`의 과정을 거친다. 1000만 관객 지갑을 열게 하는 수많은 영화들도 영화감독들이 일상 속에서 보았거나 상상해온 영상을 편집해 우리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시하는 편집물”이라며 “우리는 그런 편집물을 보면서 각자 방식으로 또 다시 편집해 받아들이고 감상한다. 삶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기업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 지 세밀하게 선택, 배치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이 되고, 고객은 선택되고 배치된 서비스의 종류, 품질 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 시점에 따라 전혀 다른 서비스를 체험한다. 기업의 서비스 `편집` 능력에 따라 고객의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그는 “`매일 주차만 되어 있는 이웃집의 차. 내가 지불하고 잠깐 쓰면 안 돼?`라는 유럽의 한 지역에서 시작된 작은 발상의 전환이 전 세계 60개국 1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3조9000억원 규모로 고성장을 지속하는 카쉐어링 시장이 됐다”며 “`소유하는 차`에서 `공유하는 차`로 재해석하고 편집한 결과, 우리는 전혀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