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R&D `경량화` 경쟁

내년 첨단 자동차 개발 이슈가 경량화로 집중되면서 신소재 적용을 통한 차량 경량화에 한 번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들이 내년 출시될 고성능·전기차를 중심으로 경량 소재를 적용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1980년대부터 2010년경까지 자동차는 매년 평균 17~20㎏가량 증가해오다 201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연비와 성능 증가를 위해 경량화 소재들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 때문에 최근 출시되는 완전변경 고급 승용차는 5~7년가량 전에 출시된 기존 모델보다 100㎏ 이상이 감량돼 나오기도 했다.

내년에는 경량화 바람이 보다 전방위적으로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본격적으로 주행거리 300㎞ 시대가 열리게 되는 내년 전기차 시장에서 경량화는 큰 이슈다. 전기차 배터리 무게가 수백 ㎏에 달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무게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용량은 늘린다고 해도 차량 경량화없이는 주행거리를 절반 이상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차체 프레임에 경량 플라스틱을 조합하고 배터리 소재를 바꿔 경량화를 이뤄내는 데 기술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유럽기준 주행거리 400㎞를 기록한 르노의 조에에는 새로운 배터리 소재 기술이 적용됐다.

르노 관계자는 “배터리 용량이 두 배로 늘었는데 배터리 무게는 22㎏ 늘어난 데 불과하다”면서 “배터리 소재를 바꾼 것이 핵심이며 이 소재를 다른 배터리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량화를 위해서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과 같은 플라스틱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고성능 콘셉트카 `RN30`에 바스프와 함께 개발한 신개념 경량 플라스틱을 대량 사용했다. 유연하면서도 가볍고 튼튼해 펜더나 스포일러와 같은 곳에도 적용됐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80 스포츠에는 내외장재에 카본과 알루미늄 소재가 대폭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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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30 내부

강철을 사용한다고 해도 프레임에 카본셀을 결합하는 식으로 차체 하중에 따라 소재를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도 확산될 전망이다. 탄소섬유 부품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차체뿐만 아니라 휠에도 CFRP가 적용되고 있다. 포드는 머스탱에 19 인치의 탄소섬유 휠(바퀴)를 사용했다. 동일 크기의 알루미늄 바퀴보다 15 파운드 가량 가벼워서 차량 가속과 핸들링을 향상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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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탱 쉘비 GT350R의 탄소 섬유 휠

경량화를 위한 정부 지원 프로젝트도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내년 자동차 관련 정부 지원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서 경량화를 위한 신소재 개발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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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2017년 미국교통부 예산요청안 비중 분석. 자료제공:한국자동차공학회

국내에서도 경량화 신소재 개발이 소재 분야 R&D의 큰 화두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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