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 중대한 결심 예고…향후 하야·탄핵 가능성 열어놨나?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중대한 결심 예고에 이목이 집중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2일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과 관련해 대통령이 사실상 2선 퇴진하고 김 내정자가 '내치 대통령' 역할을 수행하는 이원집정부제가 가동될 것이라는 청와대 설명에 대해 "'셀프거국내각'을 만든 거다, 이런 말 아니냐"면서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이나 절차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를 방문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에서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국민이 하야,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아니냐. 그런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민으로 하여금 받아들여질 수 있게끔 하려면 거국내각을 만드는 절차나 과정이 중요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국회밖에 더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적어도 총리 후보자를 국회로부터 추천받고 그 총리 후보자를 중심으로 거국내각을 꾸려야 국민이 진정한 거국중립내각이라고 인정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청와대가 셀프로 거국내각 만들었다 한들 어느 국민이 그것을 거국내각으로 받아들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여권에서 김 후보자가 참여정부 출신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문 전 대표는 김 주교와 만나서는 "국정을 사적인 라인으로 측근을 통해 운영하고, 심지어 무속인하고 의논하는 측근 정치를 한 게 가장 큰 문제의 원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오늘 인사도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는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국민은 정상적인 나라를 바라는데 대통령은 또다시 비정상적 방법으로 하고 있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하야로 이어진 워터게이트 사건을 인용하며 "미국민이 사건 자체보다 대통령이 거짓말 했다는 점에 분노했고 대통령이 하야까지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 앞에 겸허하게 고해성사한다는 자세로 사실관계를 말하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올바른 방법인데, 지금 전혀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이에 앞서 전남 나주의 학생운동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거국중립내각 방안을 박근혜 대통령은 거부했다"라며 "정치적 해법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당장은 대통령 하야나 탄핵 등에 나서지 않겠지만 그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