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11월 1일은 가수 故 김현식과 故 유재하가 유명을 달리한 날이다. 80년대 후반 천재 뮤지션이라 불리던 두 사람은 연도는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 모두 한국 대중가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현재 많은 가수들이 부르는 발라드 트렌드의 시초는 유재하였으며, 김현식 역시 밴드와 솔로 활동을 어우르며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이들이 세상을 떠난 지는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후배 가수들이 이들의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 음악 예능프로그램, 콘서트 등에서 즐겨 부르고 있다.

유재하는 지난 1987년 8월 데뷔 앨범이자 유작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는 타이틀곡 ‘사랑하기 때문에’를 포함해 총 아홉 트랙이 수록돼 있다.
이 앨범은 대한민국 100대 명반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힐 만큼 모든 곡들이 불후의 명곡으로 남아있다. 유재하는 이 모든 곡들을 전부 직접 작사ㆍ작곡ㆍ편곡까지 도맡아 한 앨범으로 완성시켰다.
앨범 전곡을 손수 만드는 아티스트가 요즘도 드물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당시는 물론, 요즘 시대 기준으로 놓고 봐도 굉장히 대단한 성과였다.
그는 특히 당시 유행하던 가요 어법과는 다른 클래시컬하면서도 세련된 음악을 탄생시켰다. 일명 ‘뽕끼’ 많거나 후렴에 집중된 노래가 아닌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은 곡들을 만들었고, 장르적으로도 클래식, 재즈, 팝 등을 아우르는 정교한 음악을 이미 29년 전에 선보였다.
이를 통해 유재하를 한국 대중음악의 질을 향상시킨 아티스트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당시 팝송을 주로 듣던 세대들을 가요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데도 그의 공이 컸다.
사후에도 유재하와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행사가 유재하 음악장학회의 주최 아래 지난 1989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다.
재정적 문제로 중단됐던 2005년을 제외하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매년 진행됐다. 이 대회는 조규찬, 유희열, 김연우, 스윗소로우 등을 배출하며, 실력파 뮤지션들의 등용문 역할도 하고 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관계자는 “故 유재하는 ‘사랑하기 때문에’ 앨범 단 한 장으로 한국음악에 엄청난 영향을 끼침과 동시에 한 단계 성장시킨 최고의 싱어송라이터였다”며 “그가 살아 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대의 아쉬움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1980년 1집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데뷔한 김현식은 ‘비처럼 음악처럼’, ‘추억 만들기’, ‘내 사랑 내 곁에’, ‘사랑했어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굵직한 명곡들을 남겼다.
김현식 특유의 걸쭉하면서도 힘 있는 보컬은 기존 가요를 들었던 이들에게도 호소력을 발휘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특히 김종진, 전태관, 장기호 등과 함께 봄여름가을겨울로도 활동했으며, 전인권, 강인원, 권인하 등 다른 가수들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펼쳤다. 특히 여러 뮤지션들과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축으로 활동하면서 언더 음악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김현식은 지난 1987년 대마초 상용 혐의로 구속되는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기도 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따라갈 사람이 없었다. 건강이 악화돼 병상에 있는 와중에도 그는 유작인 6집 앨범 녹음에 몰두했으며, 손에서 통기타를 놓지 않았다.
대중음악평론가 서정민갑은 “1980년대는 사람들이 한국 대중음악보다 팝 음악을 많이 듣던 시기였다”며 “유재하 씨와 김현식 씨의 경우 당시 주류 음악에서 접할 수 없었던 스타일을 만들어낸 뮤지션이다. 두 가수 모두 좋은 음악을 만드신 분들”이라고 평가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