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故백남기 씨 부검집행 시도…유족 반발 대치 中 '부검영장 유효기간 오늘(25일) 자정'
경찰이 오늘(25일) 고(故) 백남기 씨에 대한 부검영장 집행을 또 다시 시도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백씨 시신을 확보해 부검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오전 강제집행을 처음 시도하다 무산된 지 이틀 만이다.
이날 유족을 포함한 백남기 투쟁본부는 즉각 반발하며 경찰의 진입을 막았고, 이에 경찰은 영장 집행을 반대하는 유족 측과 협의를 하지 못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유족 측에 영장 강제집행 방침을 전했다.
투쟁본부는 곧장 문자메시지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으로 경찰 진입 계획을 알렸다.
경찰은 집행 예고시간이 임박하자 장례식장 주변으로 형사 1백 여 명, 경비경력 9개 중대 1천 여 명 등을 배치했다.
투쟁본부 등 시민 3백 여 명은 장례식장 입구를 가로막은 상태에서 대열을 짜 경찰 진입에 대비했다.
첫 번째 강제집행 시도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집행 예고시간에 맞춰 장례식장을 찾았다.
처음에는 장례식장 입구로 들어가려 했지만 투쟁본부의 거센 반발로 5분여 만에 물러났다.
서현수 종로경찰서 형사과장이 부검영장 집행에 앞서 고지 의무를 밝혔지만 이 역시 유족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투쟁본부와 취재진 등 수십명에 둘러싸인 홍 서장은 영장 강제집행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오후 3시10분쯤 유족 측과 협의하고자 장례식장 옆에 마련한 천막으로 들어갔다.
홍 서장은 약 10분 만에 천막을 나와 "아직 협의가 안됐다"라며 "대기장소로 이동한다"며 장례식장 앞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지난달 백씨가 숨진 이후 "정확한 사인규명이 필요하다"며 부검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부검영장은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끝에 부검장소·절차 등을 경찰과 유족 측이 협의한다는 조건으로 발부됐다. 부검영장 유효기간은 이날 자정까지.
한편 백남기 투쟁본부와 시민 등 4백 여 명은 지난 24일 낮 12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모여 경찰의 영장 강제집행 방침에 반발하며 철야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