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후보들 "AT&T-타임워너 합병 우려"

미국 2위 통신업체 AT&T와 미국 3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타임워너 간 인수 합병에 대해 미국 정치권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특히 쟁점마다 다른 주장을 펴온 힐러리와 트럼프가 이 사안만은 이구동성으로 “양사 합병을 우려한다”고 밝혀 당국 승인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AT&T는 22일(현지시간) 854억달러(약 97조4414억원)에 타임워너를 인수하기로 두 회사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통신과 미디어 및 콘텐츠를 아우르는 거대 회사 출현으로 미국 미디어산업에도 지각변동이 예성되는데 두 회사는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미디어 사용 경험을 선사하겠다”며 인수합병을 옹호했다.

하지만 정치권 반응은 차갑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캠프 대변인인 브라이언 팰런은 23일 “클린턴 후보는 규제 당국이 양사 인수합병 협상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떤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반드시 공개돼야 할 많은 정보가 있다”며 투명한 결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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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머니는 클린턴 후보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재임 시기와 비교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인수합병 승인 정책이 느슨한 것에 불안감을 나타냈다면서 지난해 10월 온라인 미디어 `쿼츠`에 실은 기고문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의 반독점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2011년 컴캐스트와 NBC유니버설간 인수합병을 승인한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를 곱지 않게 보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팀 케인(민주·버지니아) 상원의원도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두 회사 인수합병에 우려와 의문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도 “소비자에게 높은 사용료와 선택 제한을 강요하는 양사 합병을 규제 당국이 반드시 파기해야 한다”고 트위터에 주장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도 “이런 협상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합의를 파기 조처하겠다”고 힐러리 보다 더 강경히 반대했다. 대선 후보뿐만 아니라 상원 반독점소위원회 소속 민주, 공화 의원 다수도 AT&T와 타임워너 합병이 반독점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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