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4차 산업혁명과 금융시장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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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인터넷·모바일 기반 디지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로봇, 3D프린터 등으로 특징 지워진다. 미국 미시간대 코렌 교수는 이들 기술 융합으로 이전엔 불가능했던 `싸고 빠르고 편리한`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다품종 대량생산은 바꿔 말하면 맞춤형 대량생산이다. 이제까지 소품종 대량생산, 맞춤형으로 하려면 소량 생산밖에 할 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혁명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1~3차 산업혁명과 달리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산업 그중에서도 금융업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변화를 몰고 올 거라고 한다. 왜냐하면 4차 산업혁명 기반인 인터넷, 모바일이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유통네트워크 성격을 갖고 있고 유통네트워크 중 가장 핵심이 금융이기 때문이다.

금융업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 한마디로 금융의 디지털화, 핀테크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이유는 첫째, PC에서 모바일시대로 바뀌면서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든 중간 유통업자 없이 생산자와 바로 만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갖게 됐다. 따라서 모바일 플랫폼 상에 금융서비스를 공급하면 금융회사의 공간 비용, 인력 비용뿐 아니라 금융서비스 시간도 절감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개개인 모바일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한다고 보면 금융의 모바일, 디지털화도 필연적 추세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최적화기술을 이용하면 맞춤형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이용하면 이전과 달리 싸고 편리하면서도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거액, 소액할 것 없이 많은 소비자들을 모바일로 끌고 올수 있는 점에서 이 또한 핀테크 가속화 요인이다.

셋째, 블록체인도 금융 디지털화를 촉진할 것이다. 금융 디지털화 불안요인 중 대표적인 게 거래안정성, 보안이라고 보면 블록체인 도입으로 이들 불안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에 대해 금융기관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첫째, 핀테크를 도외시하거나 너무 경쟁상대로 대하기보다 협력파트너 내지 투자 대상 업체로 생각하는 게 좋다. 경쟁력 있는 핀테크업체를 통해 디지털금융 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있다.

둘째, 해외 진출은 눈에 잘 잡히지 않는 무형의 금융서비스 IT기기를 통해 훨씬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금융이 낙후된 개발도상국은 금융기관을 설립할 자본력은 딸리지만 인터넷, 모바일을 활용한 디지털금융 활용엔 별 부담이 없다. 개도국, 후진국일지라도 휴대폰, 모바일 스마트폰은 전 국민의 80~90%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4차 산업혁명, 디지털금융시대엔 플랫폼과 빅데이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체 플랫폼이 없으면 경쟁력 있는 플랫폼 파트너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빅데이터도 그 양과 질에 대한 중장기 구축 및 활용계획, 분석인력과 기술에 대한 경험축적, 데이터 분석 문화 정착 등 하나의 생태계 조성차원에서 준비해야 한다. 특히 빅데이터 활용영역을 어디로 하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비재무적 데이터를 이용한 대출, 투자, 소액자본을 모아 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생활 속의 다양한 습관 정보를 활용한 보험시장 접근 등 대상은 다양하다.

넷째, 플랫폼이 중요해지면서 미국의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나 중국의 배트맨(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이 인터넷, 모바일을 장악한 회사가 글로벌 초대기업이 됐다. 따라서 앞으로 디지털거래와 디지털금융 일반화로 거래 안전성과 개인정보 보안이 대단히 중요해진다고 보면 최근 핫이슈가 되고 있는 블록체인은 머지않아 인터넷, 모바일보다 더 강력한 권력을 쥘 가능성이 높다. 즉, 그만큼 블록체인과 이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이 장래 글로벌 기업의 세력판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차피 디지털금융이 확산되면 그에 따른 보안위험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좀 더 나아가 블록체인의 글로벌 컨소시엄 참여, 경우에 따라선 주도적인 글로벌 컨소시엄의 구성도 적극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ysjung1617@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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