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평양까지 이만원’이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 대본연습실에서 KBS2 드라마 스페셜 ‘평양까지 이만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균 PD, 한주완, 김영재, 미람 등이 참석했다.
‘평양까지 이만원’은 ‘평양까지 이만원’이라는 대리운전 업체에서 일하는 박영정(한주완 분)이 과거를 숨긴 채 지내던 와중 과거 신학교 선배였던 차준영(김영재 분)이 찾아오며 영정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고, 영정과 임소원(미람 분)이 하룻밤을 같이 보내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드라마다.
이날 김영균 PD는 “종교 이야기가 있어서 민감할 수 있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연출하는 입장에서는 종교를 다룬다기보다 배경이고 환경일 뿐이다. 그 안에서의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특정 종교 이야기로는 봐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드라마를 설명했다.
이어 “영정의 과거를 풀어나가는 메인 플롯이 있다면, 영정의 단골 손님인 할아버지가 늘 ‘평양’으로 가달라고 하며 부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은 서브 플롯이다. 약간 상징적인 교차를 이루는 지점이 있다”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김영재는 작품에 대해 “청춘들의 사랑과 그 속에서 성장하는 힐링 드라마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히며 “멜로를 하고 싶었는데, 들어와보니 신부더라. (웃음) 신부 역할을 처음 해보는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미사 드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민감한 부분들이 조심스러웠다. 연기여도 실제에 가깝게 연기를 해야 할 것 같았고, 피디님도 공들여 찍으셨다”고 종교적 배경에 대해 어려웠던 점을 전했다.
이런 진지한 배경과 더불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감정을 담은 ‘평양까지 이만원’이기에 연기에 임하는 배우들의 태도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배우들은 작품에 대해 고심한 듯 보였으며, 취재진의 질문에도 유쾌하면서도 깊은 생각을 밝혔다.
한주완은 “대본 받고 난해했다. 그동안 해왔던 단막극 스페셜에 비해서 많은 고민이 요구되는 작품이었다”면서도 “계속 보다 보니 별 거 아닌, 사람 사는 이야기였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주완은 “살면서 상실하는 부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믿어왔던 신념에 대한 상실일 수도 있고, 영정한테 있어서 상실은 신학도로서 가야 할 시간을 잃어버려서 방황하는 기간이다”라고 작품을 이해했다.
미람은 “극중 신부님을 사랑한 만큼 실제로는 너무 아프고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텐데, 소원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표현되면 좋을지 많이 고민을 했다”며 “극복하는 과정에서 감독님과 작가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캐릭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스토리와 배역을 받아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한 ‘평양까지 이만원’ 팀이었다. 이들은 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친밀도를 높였고 드라마에 대한 고찰도 했다. 김영재는 한주완과 퀴어영화를 촬영한 이후 두 번째 만난다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한주완은 미람과 호흡에 대해 “항상 스킨십이 있어서 연기할 때 긴장되는 편인데 미람 씨나 나나 연기에 집중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뻘쭘한 건 없었다. 스태프들도 많은 배려를 해주셨고, 미람 씨도 잘 해주셨다. 호흡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미람은 “저도 최고의 호흡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한주완은 “드라마 전후의 미람이 나뉠 것 같다”며 “연기적인 면도 그렇고,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고 울고 그랬던 시간 속에서 이 작품을 통해 좋은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렇다면 연출진은 작품이 어떤 모습으로 남길 기대하고 있을까. 김 PD는 “방송 전에 모든 PD들은 ‘드라마가 어떻게 수용될까’에 대해 긴장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 드라마의 경우 특정 종교가 등장하다 보니 약간의 불편한 지점이나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높겠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처 받은 인간이 치유하는 과정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을 통해서 위로를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평양까지 이만원’은 1부작으로 그려지며, 오는 23일 오후 방송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