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하버드대 심리연구소가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내놨다.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의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의 리더가 스트레스가 많고 고독할 것이라는 사회 통념을 뒤집은 연구 결과다.
`통제 당하는` 것보다 `통제한다`는 느낌이 스트레스를 덜 준다는 의미다.
건설 정보기술(IT)을 표방하며 지난 5년 동안 일에 전념해 왔다. 건설·부동산 분야에 적용 가능한 IT 솔루션과 콘텐츠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삼아 국내에서 드물게 건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 분야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통찰력(insight)`만을 강조했다. 리더는 선견지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 조직원들이 범하는 오류를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조타해야 하고, 의견을 하나로 결집시켜서 균형을 맞추는 것에 주력했다. `통제`와 `제어`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식 통제는 직원들의 반발심을 샀다. 처음엔 사고 사업장 해결 전문 업체로 청사진을 제시했을 때 직원들은 회의 반응을 보였다.
공사 지연 때문에 사고 사업장으로 지정될 때 손실을 감내해야 할 사업 주체의 고통을 덜어 보겠다는 뜻이었는데 직원들은 나의 의중을 몰라 줬다.
유연함이 절실했다. 조직은 희망 어린 전망에 반응하고, 내부에서 조직원 스스로 영감을 받을 필요가 있으며, 이 같은 영감이 수익 창출과는 다른 차원의 동기 부여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일의 7할을 소통에 할애했다. 토지 장기 방치 등 폐해를 철저한 분석과 세심한 기획력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세부 방안을 조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다.
조직의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작은 위험 요소도 남김없이 밝혔고,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원들과 토론하며 방안 찾기에 몰두했다.
우선 업무를 분배해 책임 분담에 나섰다.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능동성을 끌어내기 위한 묘책이었다. 직원 스스로 더 큰 계획을 설계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기존에 품어 온 일방통행식 최고경영자(CEO) 마인드도 절제했다. 자제력은 때론 결단력보다 더 나은 결과를 끌어낸다. 더 이상 지시자가 아닌 촉매제 역할을 하기로 했다. 조직원들이 거리낌 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 결과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데이즈호텔, 부산시 해운대구 마리안느 호텔,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상가와 괴정동 신동아 파밀리에, 울산시 울주군 범서면 문수산신동아 파밀리에,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신동아 파밀리에 등 본사 기획 아래 성공을 거뒀다.
데이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빅데이터 기술을 잘 활용하기도 했지만 소통과 적절한 분업화를 통해 조직원들의 책임감을 끌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CEO의 미래를 보는 안목은 기업의 존폐를 가름하는 척도다. 그 안목을 드러내지 않고 숨길지 소통의 도구로 활용할지는 온전히 리더의 선택이다.
덕을 갖춘 리더에 관해 노자는 “덕을 갖춘 지도자는 아무리 재능이 훌륭해도 드러내지 않으며, 큰일을 이루더라도 자랑하지 않는다”고 갈파했다. 이 시대의 오너라면 `겸청(兼聽)`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이동군 군월드 대표 m012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