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지난 9일 열린 tvN 개국 10주년 기념 시상식(‘tvN10 어워즈’) 예능 부문들은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이 상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능콘텐츠 대상부터 예능대상, 예능 아이콘상, 예능 콘텐츠 본상 등 대부분의 상들이 나 PD가 진두지휘한 작품이다. 그의 업적과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예능 부문임에도 나 PD 작품의 수상자들은 ‘신서유기’ 강호동을 제외하면 모두 배우라는 것이다.
물론 연기자가 예능에 출연하는 건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유독 나 PD의 경우 전문 예능인 대신 배우나 아이돌, 가수 등 비(非) 예능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나 PD는 CJ E&M으로 소속을 옮긴 후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시리즈, ‘신서유기’ 등의 프로그램들을 제작했다.
수십 명의 스타들이 나 PD가 진두지휘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그 중에는 TV에서 보기 힘든 스타들도 많았다.
하지만 나 PD 연출 프로그램에 출연한 스타들 가운데 전문 예능인은 ‘신서유기’에 출연한 강호동과 이수근 단 두 명이다. 이들 역시 KBS2 ‘1박 2일’ 시절 함께한 인연이 있던 터라 나 PD가 새롭게 전문 예능인이나 코미디언들을 발탁한 적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19일에는 ‘신서유기3’ 새 멤버 합류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들 역시 비 예능인 슈퍼주니어 규현과 위너 송민호였다. 장기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MC로 활약한 규현의 경우 예능 경험이 풍부하지만 어디까지나 본업은 가수일 뿐 예능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나 PD는 왜 전문 예능인보다 배우들을 선호하는 걸까. 가장 유력한 이유는 그가 주로 선보이는 리얼리티 예능의 성격과 전문 예능인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예능인들에게는 각자의 확고한 방송 스타일이나 습관이 있으며, 방송에 출연했을 때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웃음보다 개인기나 엉뚱한 농담 등을 통해 의도적인 웃음을 짜내려는 경향도 심한 편이다.
이는 나 PD가 추구하는 방송 스타일과 전혀 맞지 않는다. ‘꽃보다~’ 시리즈나 ‘삼시세끼’ 모두 각본 없이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소소한 재미를 만들어내는 게 주요 포인트다.
물론 경험이 많은 베테랑 예능인들의 경우 각 프로그램 특성에 맞춰 방송에 임하는 편이다. 그러나 나 PD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예능에 물이 덜 든 배우들이나 아이돌들을 활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에 대해 백지 상태인 배우들이나 가수들이 리얼리티 예능에 출연하게 된다면 시청자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신선한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다”며 “기존 방송에서의 이미지가 강한 예능인들이 새로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경우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나 PD는 아예 신선한 캐릭터의 비 예능인을 찾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