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징역 30년 선고에 '치료감호+전자발찌 20년 부착'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피고인에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법원이 서울 강남역 근처 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살인범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판사)는 살인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모(34) 씨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치료감호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20년 부착을 명령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약 5개월 만인 것.
재판부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라고 해 일정 수준의 계획적 행동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범행의 계획성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피고인은 당시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고 이 병이 사물을 변별할 능력과 의사를 결정할 능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건 이후 범행을 감추기 위해 범행도구를 숨기는 등의 행위를 전혀 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옷에 묻은 피도 지우지 않은 채 흉기를 가지고 출근했다"라며 "범행이 조현병 영향에 의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인해 20대의 어린 피해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자신의 뜻을 전혀 펼치지도 못한 채 생명을 잃었다"라며 "유족들은 그 충격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특히 "그럼에도 피고인은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불완전한 책임능력을 보이는 피고인에 대해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하게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양형 감경 사유를 설명했다.
또한 "피고인은 여성을 혐오하였다기보다는 남성을 무서워하는 성격과 피해의식으로 인해 상대적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편 김 씨는 지난 5월 17일 오전 1시쯤 서울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의 한 주점 건물 공용화장실에서 처음 본 23살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