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의회가 2030년 디젤 자동차를 퇴출시키기로 결의했다. 대기오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결의가 현실화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그만큼 선진국에서 대기오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러한 가운데 오히려 공기를 정화하는 `수소전기자동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 1대가 1㎞를 달리면 미세먼지를 최대 20mg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디젤 중형 승용차가 1㎞ 주행 시 배출가스를 통해 미세먼지를 약 10㎎ 발생시킨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소전기차 1대가 최대 디젤차 2대 분의 배출가스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셈이다.
특히 수소전기버스의 경우엔 최대 디젤 중형 승용차 40~50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수소전기차는 공기 중의 산소와 차량 내 탱크에 저장된 수소가 화학적으로 반응해 전기와 물을 생산해내는 구조다. 이 전기로 자동차는 달리고 물은 배기가스 배출구를 통해서 빠져 나간다. 자동차는 공기 중의 산소를 빨아들이게 되는데, 이 때 미세먼지를 포함한 외부 공기 전체를 빨아들여 산소만을 걸러 화학반응에 이용한다. 이를 위해 공기 정화 장치를 거치게 된다. 공기 정화 장치에 사용된 공기 필터는 일반 차량에 장착되는 필터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하다. 공기 필터가 걸러내지 못하는 미세먼지가 있다면 가습 과정에서 추가로 저감되며 스택 내부 미세기공 구조의 탄소섬유 종이로 된 기체확산층(공기를 연료전지 셀에 골고루 확산시키는 장치)을 통과하면서 또 한번 걸러지게 된다. 수소 전기 생산을 위해 만든 시스템이 공기 정화에 이용되는 셈이다.
이는 현대차가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방문 중 시연한 행사에서도 확인됐다.
현대차는 이날 투싼ix 수소전기차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미세먼지가 들어 있는 애드벌룬과 속이 비어 있는 애드벌룬을 차량 앞뒤에 장착했다. 시동을 걸면 차량 앞쪽 공기 흡입구와 연결된 애드벌룬은 부피가 작아지고 배기구와 연결된 애드벌룬은 점점 팽창했다. 차량 앞 쪽 공기 중의 산소와 차량 내 저장된 수소가 만나 발생된 전기로 구동하는 수소전기차가 외부 공기를 빨아들인 후 물과 공기를 내뿜었다. 이 과정에서 오염된 외부 공기는 차량을 거치면서 순식간에 청정공기로 변했다. 시연 후 현대차는 공기 필터를 공개했는데 흰색의 필터가 미세먼지 저감 시연 이후 마치 검정 매연을 뿌려 놓은 듯 까맣게 변색됐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공기필터는 대기중의 미세먼지(PM)를 99.9% 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