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의 한중록]<15>논란의 상해한국상회, 스마트하게 바뀌어야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정식 수교를 맺은 후 활발한 경제, 문화, 사회적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6%고 중국 전체 수입액 중에서 10.9%를 한국이 차지한다. 한중수교 24년 만에 만들어낸 놀라운 업적이다.

한중수교 다음 해인 1993년 상해한국상회가 생겼다. 한국기업, 중소상공인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데 힘을 모으기 위해 민간차원에서 결성한 단체다.

민간단체지만 중국시장 공략이라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대기업들과 중소상공인 협의체라 회원사 호응은 뜨거웠다. 영사관과 한국정부로부터 후원도 이어지면서 한국상회는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해 나갔다.

중국 내 한국교민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현지 자녀 2세들에 대한 교육 필요성이 대두됐다. 단지 모국어를 비롯해 한국식 교육에 대한 열망이 강해졌다.

그런 요구에 부응해서 1999년 상해한국학교가 생겼다. 상해한국학교는 한국 교육부와 중국 국가교육위원회의 정식설립인가를 받은 합법적 교육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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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한국상회는 최근 심한 홍역을 앓고 있는 중이다. 회장 공금 횡령과 배임 이슈가 오르내리더니 최근에는 한국학교 이사회 기금 사용 불투명성, 외부 장학기금 편법 유용 의혹이 제기됐다.

교내 체육관 증축 예산 책정 과정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등 한국상회는 설립 23년 만에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교민사회도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 개혁을 요구하는 회원사 혹은 교민들과 현 체재를 옹호하는 교민들로 편이 나뉘었다. 혼란 와중에도 의혹 당사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상해 교민으로서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한다.

첫째, 의혹이 지역언론에까지 보도가 되고 상해 교민사회에 혼란을 주는 파급력을 감안할 때 사실확인과 의혹해소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영사관, 회원사, 교민들, 학부모들이 참여한 가운데 해당 이슈들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공청회를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지기를 바란다.

둘째, 1990년대 한국 기업 중국진출은 주로 2차 부품산업 생산공장을 설립하기 위해서였다. 저렴한 인건비가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은 판매루트와 시장 확보가 목적이다. 한국 상회도 이들 기업에 맞는 방향성 확보가 필요하다.

셋째, IT중심 문화콘텐츠 사업은 한국기업이 가진 특별한 경쟁력이다. 중국이 원하는 분야지만 막상 상회에 관련 조직과 전문가가 없다. 게임, 드라마, 음악 등의 기업활동과 전문가는 이미 중국에서 활동 중인데 굳이 한국상회라는 낙후된 이미지를 가진 조직과 함께 할 필요를 못 느낀다. 한국상회는 첨단 업종 기업들과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넷째, 한국상회가 한국학교재단을 운영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 한국상회에 비해 학교재단 규모가 너무 커졌고 따르는 이권이 많아졌다. 교육은 교육전문가에게 맡기고 한국상회는 고군분투중인 한국기업 지원에 집중하는 편이 옳다.

한국에서도 고도 성장기에 관례라는 이름으로 묵인되던 악습을 고치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한국상회도 반드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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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출처 - CES ASI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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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열린 제7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한중일 3국 문화장관이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게임 칼럼니스트, dooil.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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