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올해 처음 열린 시상식이었지만 ‘tvN10 어워즈’는 그 어떤 전통 있는 시상식보다 퀄리티 있고 유쾌했던 축제의 장이었다. 그러나 최신작 및 시청률, 배우 위주로만 쏠린 시상은 약간의 씁쓸함을 남겼다.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tvN 개국 10주년 기념 시상식 ‘tvN10 어워즈’에서는 1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이끈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날 ‘tvN10 어워즈’에 참석한 스타들의 라인업은 화려했다. 김혜수를 비롯해 조진웅, 차승원, 유해진, 이성민, 이제훈 등 마치 영화제 뺨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고, 끝난 지 시간이 많이 흐른 드라마와 예능의 출연진도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반가움을 자아냈다.
방송인 강호동과 신동엽이 공동 MC를 맡은 ‘tvN10 어워즈’는 별다른 방송사고 없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공동 수상 남발 및 퍼주기 식 시상이 없어 4시간이나 되는 긴 시간에도 불구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또, tvN은 틀에 박힌 기존 시상식 포맷에서 벗어나 참신하고 색다른 콘텐츠들을 선보여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노예(노력하는 예능인)상, 베스트 키스상 등 기존 시상식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상들도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이처럼 ‘tvN10 어워즈’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매번 방송시간에 쫓겨 후반부에는 제대로 수상 소감마저 듣기 힘든 지상파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과도 확실히 비교됐다.
다만 상이 너무 최신 작품들로만 쏠린 점은 옥에 티였다. 최근 1년 사이에 방송한 ‘응답하라 1988’, ‘시그널’, ‘또 오해영’은 총 12개의 트로피를 휩쓸었다.
반면 지난 2014년 신드롬을 일으켰던 ‘미생’과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는 각각 남자 배우상(이성민)과 개근상(김현숙) 1개의 트로피밖에 얻지 못했다. ‘장그래’ 임시완도 무관에 그쳤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원조 ‘응답하라 1997’과 두 번째 시리즈 ‘응답하라 1994’도 ‘응답하라 1988’의 들러리로 전락했고, ‘인현왕후의 남자’, ‘로맨스가 필요해’ 등 tvN이 지금과 같은 방송사로 성장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드라마들은 언급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는 예능도 마찬가지였다.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등 나영석 PD의 프로그램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더 지니어스’, ‘문제적 남자’, ‘코미디 빅리그’ 등은 찬밥 신세였다.
같은 자격으로 시상식에 자리했지만 코미디언 및 예능인들이 받는 스포트라이트는 배우들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매주 치열하게 방송을 준비하는 ‘SNL코리아’와 ‘코미디 빅리그’ 출연진의 역할은 트로피 전달이나 배우들을 띄워주기 위한 콩트가 전부였다.
‘푸른 거탑’ 팀은 군복까지 맞춰 입고 왔지만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채 박수만 치고 떠났으며, 초창기에 방송됐던 예능프로그램들이 시상식에 초대 받지도 못했던 점 역시 이번 시상식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