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가 전 세계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포켓몬 고란 위치 정보와 증강현실(AR) 기술을 기반으로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포획하고 육성해 상대방과 대결하는 게임이다.
한국은 아직 포켓몬 고 공식 서비스 대상 국가는 아니지만 강원도 속초, 경북 울산 간절곶 등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알려지면서 한때 속초행 버스표가 매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속초 상인들은 게임 속 캐릭터를 활용한 판매 전략을 활용, 몰려드는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게임 하나가 국내 여행 활성화라는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용자가 폭증하면서 포켓몬 고가 창출하는 경제 효과를 일컫는 말로 `포켓모노믹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성장이 주춤하는 것처럼 보이던 닌텐도 주가가 포켓몬 고 성공을 계기로 지난 2월 1만6310엔에서 한때 3만1770엔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포켓몬 고가 이처럼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확고한 팬덤에 있었다. 포켓몬 고는 포켓몬스터라는 비디오게임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다. 이를 토대로 만든 만화는 수많은 어린이에게 폭풍 인기를 얻었다. 어렸을 적에 이 만화를 즐겨 보던 20~30대가 만화에서나 가능했을 법한 상황이 AR 기술을 통해 구현되자 열광한 것이다.
사실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하나인 KT는 이미 5년 전에 AR 기술을 활용한 `캐치캐치`라는 게임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AR가 대중의 주목을 받기 전에 출시돼 빛을 보지 못했다. 캐릭터 인지도가 너무 낮아서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도 포켓몬 고와 같은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캐릭터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물론 새로운 캐릭터를 창출했을 때 해당 캐릭터 저작권 강화도 필수다.
정부에서는 2008년부터 캐릭터 산업 중장기 육성계획을 5년마다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는 수출 등 비즈니스 인프라가 부족하고,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인 불법 복제 문제 하나 정부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는 캐릭터 저작권 보호가 미흡, 불법 캐릭터 상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라이센싱협회에 따르면 불법 복제 캐릭터로 형성된 지하경제 규모만 연간 약 4조원으로 추산된다.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전국 4321개 매장 가운데 불법 복제품 취급 업체 비율은 약 63%에 이른다.
불법 복제 캐릭터 양산 방지를 위해서는 상표법, 저작권법 등 캐릭터 권리 보호 관련 법률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캐릭터 권리 상습 침해자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불법 캐릭터 제품 유통업체 단속 전담팀 및 캐릭터 제품 신고센터를 운영, 원활한 저작권 보호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 역시 불법 캐릭터 제품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정품 제품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불법 제품을 구매하면 소비자 개개인에게 단기로는 이득일 수 있다. 그렇지만 장기로 볼 때 이러한 소비는 캐릭터 창작자의 의욕을 꺾어서 궁극으로 새로운 양질의 캐릭터를 소비할 수 없게 한다. 불법 제품을 파는 매장을 보면 신고하고, 올바른 소비를 하는 등 캐릭터 저작권 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저작권자 권리가 보호된다면 창작자의 창작 욕구를 자극,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다수의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포켓몬 고를 통해 캐릭터가 인형, 이모티콘으로 만들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장소인 포켓스톱과 같은 가상공간을 비즈니스와 연계해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목격했다.
앞으로 캐릭터, 더 나아가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소비자 역시 국내 콘텐츠 권리 보호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서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 마련을 위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창의 중소기업중앙회 콘텐츠산업위원장
atticeo@magazinehou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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