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자동차 유리, 이제는 주행정보까지 보여준다

1800년대 말, 초창기 자동차는 앞유리(윈드실드)가 없었다. 날카로운 바람과 돌조각, 먼지, 쓰레기 등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던 것. 그러다보니 운전자, 승객, 자동차메이커 등 모두가 자동차 유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처음에는 집에서 사용하는 창문 유리를 자동차 유리로 사용했다. 하지만 날아오는 물체에 부딪쳐 유리가 깨질 경우 날카로운 유리조각에 승객이 더 많이 다치는 위험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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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벤츠가 1886년 제작한 세계 최초 가솔린 기관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카`는 앞유리(윈드실드)가 없었다.

자동차 앞유리에 대한 소재 개발이 계속되면서 오늘날 자동차에는 깨져도 유리파편이 흩어져 튀지 않고 금만 간 상태로 남는 안전유리가 장착된다. 자동차용 안전유리는 일반 판유리에 비해 높은 강도를 가지고 있다. 종류는 접합유리(laminated glass)와 강화유리(tempered glass)로 구분할 수 있다. 주로 앞유리에 사용되는 접합 유리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에 일종의 플라스틱인 폴리비닐부티랄(PVB)이라는 필름을 넣어 샌드위치 형식으로 접합해 만든다. 충격이 가해졌을 때 필름에 의해 유리가 그대로 붙어 있도록 설계해 사고 시 유리조각으로 인한 2차적인 인명 피해를 막아준다.

자동차 옆유리, 뒷유리, 선루프유리로 사용되는 강화유리는 접합유리와 달리 한 장의 유리로 구성되는데 500~600℃ 이상 고온으로 가열된 후 성형 과정을 거쳐 고압의 공기로 급속 냉각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과정으로 생성된 성질에 의해 강화유리는 보통 유리에 비해 굽힘 강도는 3~5배, 내충격성도 3~8배나 높아지며 우수한 내열성을 가지게 된다. 강화유리는 깨져도 날카롭지 않은 무수히 많은 조각들로 갈라지게 된다.

자동차 뒷 유리에는 비가 오거나 습한 온도에서 생기는 습기(김서림)를 없애주는 열선이 들어간다. 가는 니크롬선을 유리 안에 넣어 전기로 통해 열을 발생해 유리에 서렸던 김을 없애주는 방식이다. 열선에 방송 전파를 수신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시킨 글라스안테나도 있다. 별도의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아도 기존 일반 안테나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이런 자동차 유리의 발달과 함께 윈드실드 와이퍼 기능도 발전을 거듭했다. 최근에는 비가 오는 것을 감지하여 자동으로 와이퍼를 작동시키는 레인센서 타입 와이퍼도 나왔다. 빗물이 자동차 앞유리에 떨어지면 룸미러 앞쪽에 설치된 레인센서가 적외선을 통해 빗물의 양과 속도를 감지해 와이퍼의 움직임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한다. 운전 중 와이퍼를 따로 조작하지 않아도 돼 사고 위험이 감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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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개발한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제공=현대모비스)

최근에는 자동차 앞유리를 이용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라는 장치도 개발됐다.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원래 이동속도가 빠른 전투기 등 비행기에서 조종사의 전방 시야를 확보해 주기 위해 개발됐다. 차량의 각종 운행정보를 앞유리에 투영해 표시해줌으로서 운전자가 주행 중 계기판이나 내비게이션 등에 시선을 돌리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볼 수 있어 사고감소에 도움이 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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