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사태가 이동통신사 3분기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는 갤럭시노트7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하고 3분기를 마감했지만 당초 예정한 마케팅비 지출을 줄였다.
KT와 LG유플러스는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SK텔레콤은 표면상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신산업 투자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사의 3분기 실적은 이동통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2년차라는 점에서 국회는 물론 정부, 소비자가 주목하고 있다. 이통사 전체 매출은 3분기 연속 증가, 단통법 시대의 새로운 성장 전략을 터득해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통3사 매출 3분기 연속 성장…20% 요금할인 충격 극복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통3사의 3분기 전체 매출은 12조8221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비해 2.8% 증가했으며, 전 분기에 비해선 0.01% 감소한 수치다.
이통3사의 매출 합계액(예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기 연속 늘었다. KT와 LG유플러스는 3분기 연속, SK텔레콤은 2분기 연속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늘었다.
이통사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선 건 이통3사가 단통법 선택약정 할인 도입 이후 수익구조 개편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택약정 할인은 지난해 5월 도입, 약 1000만명 가입자에게 월 요금 20% 할인을 제공했다. 이통사에는 매출 감소에 `직격탄`이었다. 이후 이통3사는 가입자 1인당월평균매출(ARPU)이 높아지도록 데이터 사용량에 비례해 요금을 받도록 LTE 요금 수익구조를 개편, 가입자를 꾸준히 늘렸다. 지난 2분기 현재 회사별 LTE 가입자 비중은 LG유플러스 85.4%, KT 74.1%, SK텔레콤 68.7%까지 각각 성장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통3사가 매출 감소 요인은 컸지만 수익 구조를 데이터 중심으로 개편하며 새로운 제도에 적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갤럭시노트7 리콜, 3분기 `최대 변수`
이통3사 전체의 영업이익 합계는 9886억원으로 추산됐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전 분기에 비해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통3사 합계가 1조원을 넘지 못해 표면상 썩 좋은 성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는 이통사가 내실을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19일 출시된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3주 만에 판매가 중단됐다.
그 결과 이통3사는 마케팅비 지출이 약 1조7000억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소보다 줄어든 마케팅비 1000억~2000억원은 그대로 이익으로 전환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3분기엔 최대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 휴가철이 지속됐고, 추석 연휴도 일주일 정도로 길어서 마케팅비 투입 기간이 그만큼 짧았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계절성 영향으로 이통3사의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액(컨센서스)을 상회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통3사의 경영 전략에 따라 표면상 연결기준 실적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영업외 비용을 지출할 큰 이슈가 없었다. 다만 SK텔레콤은 이익은 거뒀지만 신산업 투자 자금이 연결기준 영업이익 감소에 반영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SK텔레콤 `흐림`, KT·LG유플러스 `맑음`
이통3사의 개별 실적을 분석하면 마케팅비 감소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세가 뚜렷하다. SK텔레콤은 미래 성장 기반에 대한 투자로 연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영업 실적 자체로만 보면 좋은 성적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216억원으로,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회사 SK플래닛의 주력 사업인 11번가 쿠폰 발행 영업비가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브로드밴드 유선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비 지출도 컸다. 3분기부터 사물인터넷(IoT) 전용 로라(Lora) 전국망 구축비도 약 1000억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자회사 투자 자금을 제외한 SK텔레콤 별도의 기준으로는 4230억~46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매출은 4조308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 1.1% 증가한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3분기 예상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3.2% 증가한 5조6689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2% 증가한 3888억원으로 추산된다. 인력과 비용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지속 추진한 데다 유선 기가인터넷 가입자가 200만명을 돌파한 것도 성장 요인이 됐다. 기가인터넷은 연말까지 250만명 가입자 달성을 목표로 올해 첫 KT 2조원 유선 매출 돌파를 견인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도 내실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예상 매출은 2조8449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782억원으로 같은 기간 3.5% 늘었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에는 지난해 4분기 성과급(인센티브) 지급 비용이 나눠 반영돼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이 금액을 제외하면 최대 1800억원까지 영업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증권사는 예상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