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23일 총파업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장들을 소집하는 등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금융노조는 20일 서울 중구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총파업에 노조원 대부분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조합원 대부분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가 이처럼 총파업에 나서는 이유는 성과연봉제 조기 도입과 저성과자 해고, 관치금융 등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과연봉제가 `쉬운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력 대응키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9개 주요 은행장은 21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상황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총파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각 은행이 대응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할 계획이다.
회의에 참석하는 은행장들은 은행별 파업 대비 현황을 보고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총파업에 대비해 비상체제를 가동하며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 파업 참여 규모에 따라 상황에 맞는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할 방침이다. 본점 인력의 영업점 활용, 경력자 임시 채용, 거점점포 활용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파업 참여율 50% 이하, 50% 초과∼70% 이하, 70% 초과 등 3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파업 참여율이 50% 이하인 경우에는 본부부서 인원 영업점 파견, 관리자급 이상 휴가 금지, 전 직원 집합연수 연기 등의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참가율이 50∼70%에 이르면 점포 운영을 축소하고, 본부부서 인원과 퇴직 직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KEB하나은행도 정상 업무, 여·수신 필수업무, 거점점포 운영 등의 계획을 수립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도 거점점포 운영, 필수 인력 배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고,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상황별 매뉴얼을 수립, 거점점포를 중심으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