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방송] ‘혼술남녀’ 캐릭터, 배우 본명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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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E&M 제공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공시생 공명 역할을 맡은 공명, 시원찮은 행정학 강사 민진웅 역을 맡은 민진웅, 노량진 퀸카 채연 역을 맡은 채연.

지난 5일 첫 방송한 tvN 새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는 유독 캐릭터 이름을 배우들의 본명으로 많이 사용했다. 김원해를 비롯해 민진웅, 공명, 김동영, 키, 정채연까지 주요 등장인물 6명이 모두 실제 이름을 작품 속에서 쓰고 있으며, 키는 자신의 본명 김기범으로 출연 중이다.

주연을 맡은 하석진, 박하선과 황우슬혜는 드라마 속에서 본명과 다른 이름을 사용하지만 이들의 극 중 이름은 진정석, 박하나, 황진이 등으로 어딘가 비슷한 느낌이다.

특히 황우슬혜의 본명은 황진희로, 키처럼 본명을 캐릭터 이름으로 쓸 수 있었지만 섹시한 매력을 지닌 배역인 만큼 황진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됐다.

제작진은 “드라마 등장인물 이름을 배우의 본명으로 사용할 경우 실제 본인의 성격이나 캐릭터, 개성 등을 극 중 캐릭터 틀 안에 잘 녹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시청자들에게 캐릭터를 친근한 느낌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또한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극 중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공시생이 된 공명 역할을 맡은 공명은 “캐릭터 나이와 실제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공감되는 부분이도 많고, 드라마 속에서 실명을 쓰기 때문에 제 모습을 더 리얼하게 보여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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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드라마에서 시트콤을 제외하고 배우의 이름과 극 중 역할의 이름을 똑같이 사용했던 사례는 거의 없었다.

반면 tvN 드라마에서는 배우의 이름과 극 중 캐릭터의 이름을 종종 동일하게 사용했었다. 대표적인 작품은 ‘막돼먹은 영애씨’와 ‘응답하라 1988’이다.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실제 이름을 캐릭터 명으로 사용하지 않는 배우는 주인공 이영애 역을 맡은 김현숙과 그의 가족으로 등장하는 송민형, 김정하, 정다혜 뿐이다.

송민형과 정다혜는 극 중 이영애의 아빠와 여동생으로 출연하기 때문에 본명 대신 이귀현과 이영채라는 배역 명을 쓰고 있다. 이영애의 엄마 역할을 연기하는 김정하는 이름 맨 끝 글자만 살짝 다른 김정아로 출연했다.

‘응답하라 1988’ 역시 많은 배우들이 본명을 사용했다. ‘응답하라’ 시리즈 안방마님인 성동일과 이일화는 시리즈 세 편 연속 같은 이름을 썼고, 라미란을 비롯해 김성균, 김선영, 최무성 등 중장년층 라인은 모두 실제 이름과 캐릭터 이름이 같았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많은 인기를 얻었고,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시청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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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터온뉴스 DB

‘혼술남녀’ 또한 출발이 좋다. 단 2회 만에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은 3%대를 돌파했고, 실제 노량진 학원가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혼술과 노량진 학원가라는 소재를 신선하게 느끼고, 생활밀착형 드라마로서의 공감과 재미를 찾은 것 같다”며 “소소한 우리네 일상 삶의 이야기를 향한 니즈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막돼먹은 영애씨’와 ‘응답하라 1988’처럼 배우들의 본명을 사용하는 ‘혼술남녀’ 캐릭터들이 앞으로 얼마만큼 시청자들과 친숙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혼술남녀’는 매주 월, 화 오후 11시 방송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