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박테리아가 빛에서 에너지 얻는 원리 최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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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로돕신의 입체 구조 및 염소 이온 이동 경로염소로돕신 구조에서 두 개의 염소이온이 구조에서 관찰됐고, 단백질 내에 세 개의 공간들이 (공간 I ~ III)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세포 밖에 고농도로 존재하는 염소 이온은 이들 공간들을 순차적으로 통과하여 세포 밖에서 세포 내로 이동한다. 오른쪽 그림은 단백질 내에 존재하는 빈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왼쪽의 그림의 공간 I,II,III와 일치한다.

박테리아가 빛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밝혀냈다.

조현수·김지현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해양 박테리아 내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인 염소로돕신의 구조를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로돕신은 광활성 이온 펌프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로돕신 구조와 정보를 바탕으로 염소이온이 세포 안으로 이동하는 염소 수송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염소로돕신 펌프는 빛을 이용해 염소 이온을 세포 안으로 이동시켜 이온 농도 차이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박테리아의 성장을 촉진시킨다. 염소로돕신 펌프는 염소 이온과 결합하는 부위의 아미노산 서열과 구조가 독특한 형태로 이뤄져 있어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염소이온을 수송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로돕신은 최근 뇌와 신경 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태양 빛에너지를 생체에너지로 바꾸는데 이온펌프 기능을 수행해 지구 생태계와 세포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앞으로 광유전학 기술에 염소로돕신이 활용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염소로돕신은 매우 안정적인 단백질로서 신경세포에서 더 많이 만들어 광유전학 연구에 활용하면 좀 더 정밀한 신호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현수 교수는 “7년 만에 세포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막단백질의 구조를 밝혀냈다”며 “지구 생명체의 빛에너지 이용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우울증, 간질 등 뇌·신경 연구에 사용되는 광유전학 등에 적용 가능성을 높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8월 24일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