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부터 진행하는 사업용 차량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장착 시범 사업자로 피엘케이와 모빌아이가 유력하다. 정부는 6개월 동안 두 업체의 지능형운전자보조장치(ADAS) 제품을 장착한 차량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통해 성능과 효용성을 검증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발생한 `고속버스 5중 추돌사고` 같은 사업용 차량 관련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 첨단안전장치 의무화 3단계 사업을 진행한다. 사업 내용은 △ADAS 장착 시범 사업 △ADAS 장착 지원 사업 △ADAS 장착 의무화 등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시범 사업자로 국내 ADAS 업체 피엘케이테크놀로지와 이스라엘 차량용 소프트웨어(SW) 업체 모빌아이를 선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험 사업에서 ADAS 제품이 사업용 차량 사고 예방 효과를 검증하고, 두 업체 간 기술 평가도 실시한다. 기술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업체는 ADAS 지원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된다. 국토부는 올해 공제조합 측 자금 50억원으로 차량 1만5000대에 장치를 도입하고 내년에는 정부 예산으로 나머지 13만5000대에 전부 장착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지원과 의무화 사업에서 업체 간 차별을 두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수백억원에 이르는 지원금이 제공되는 만큼 특혜 의혹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정 방식을 `가격-기술 경쟁 입찰`로 진행한다. 낮은 비용으로 첨단안전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서다. 현재 유력 입찰 후보로는 피엘케이, 모빌아이, 카비(CARVI) 등이 꼽힌다.
피엘케이와 모빌아이는 이번 시범 사업자로 선정된 만큼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다. 피엘케이는 2006년 현대기아차에 LDWS 공급을 시작하는 등 국내 최고 기술을 보유했다. 모빌아이는 최근까지 테슬라 부분자율주행 프로그램 `오토파일럿`에 ADAS 제품과 알고리즘을 제공한 세계 최고 업체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기술력으로만 본다면 이스라엘,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에서 입증된 모빌아이가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제품 가격이 경쟁 제품보다 50~70% 비싸다”면서 “국내 중소 및 벤처기업들도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상용화시키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범 사업 기간이 짧아서 결과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보다 앞서 ADAS 의무 장착을 실시한 국가들은 시범 사업 대상이 수천대로 진행됐고, 기간도 3년 이상 소요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7000대에 모빌아이 제품을 장착하고 3년 동안의 시범 사업을 통해 효용성을 검증한 뒤 의무 장착을 실시했다.
한 전문가는 “이번 첨단안전장치 의무화 사업은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면서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기울여서 사업 타당성을 검증해야 하지만 6개월 동안의 시험 사업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는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