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기획┃스포츠이벤트와 대중문화②] 올림픽 특집 방송, 왜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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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 캡처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 기간은 방송국들의 대목이었다. 각 방송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열리는 시기, 이와 관련한 특집 프로그램 제작에 열을 올렸다.

그동안의 올림픽이나 월드컵 참가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부터 경기 하이라이트, ‘이경규가 간다’처럼 연예인들이 직접 경기가 열리는 곳을 찾아가 응원하는 예능프로그램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남자의 자격’, ‘힐링캠프’ 등 기존에 방송되고 있던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올림픽과 월드컵 당시 현지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특집을 기획해 방송했다.

올림픽 특집 예능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이 알지 못하는 현장의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브라운관으로 전달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에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MBC는 당초 방송인 이경규와 함께 ‘이경규와 간다’와 비슷한 포맷의 올림픽 예능을 선보이려고 했지만 불발됐다.

KBS2 ‘우리동네 예체능’ 또한 연예인 응원단을 구성해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찾아가 응원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사정을 고려해 리우 방문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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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MBC 제공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 특집 예능프로그램을 보기 힘들어진 이유는 연예인 응원단 무용(無用)론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을 당시 강병규와 주영훈을 비롯한 42명의 연예인 응원단은 약 2억 원이 넘는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고작 8경기 응원에만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언론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당시 연예인 응원단은 경기장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암표 구입에만 800여만 원을 지출했고, 이들 중 일부는 공금으로 스파 시설까지 이용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들의 혈세 낭비 논란으로 인해 연예인 응원단 이미지는 많은 이들의 뇌리에 부정적으로 각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들이 연예인 응원단을 구성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이유는 없었다.

또, 올해 초부터 브라질 전역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창궐해 개막 전부터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고, 역대 올림픽 가운데 최악이라는 브라질의 불안정한 치안도 한몫했다.

이와 더불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 올림픽 인기는 방송사들의 고민거리다. 오히려 올림픽 경기 중계보다 드라마 정규방송 시청률이 훨씬 높다. 중계방송 때문에 드라마가 결방이라도 하면 시청자들의 성토는 빗발친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거액을 들여 올림픽 중계권을 계약했기 때문에 올림픽 중계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예전 올림픽 중계방송은 기본적으로 20~30% 이상의 시청률이 보장됐지만 이제는 10%도 나오지 않는 만큼 올림픽은 이제 국민적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방송사들이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뺏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은 문제제기가 돼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스포츠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