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車계기판 비교해보니...`BMW 쉽고-캐딜락 복잡`

국내 출시된 주요 자동차 가운데 계기판이 가장 보기 편한 차는 BMW, 가장 불편한 차는 캐딜락으로 조사됐다. 국산차 중에서는 LF 쏘나타와 제네시스가 계기판이 복잡하고 쌍용차 코란도가 비교적 이용 편의성이 높았다.

지용구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자동차 계기판의 시각적 복합도를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9일 밝혔다. 연비, 속도, 기어상태 등을 알려주는 자동차 계기판 23종을 비교한 결과다.

지 교수팀은 평가를 위해 계기판에서 보여주는 정보의 양, 다양성, 정보 간 대칭성 등 총 10가지 변수를 설정했다. 이 변수에 따라 계기판 정보가 얼마나 무질서하게 뒤엉켜 있는지, 보기에는 얼마나 산만한지, 전반적으로 계기판이 얼마나 보기에 복잡한지 등 세 가지를 종합해 결론을 냈다. 지 교수팀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통해 개발한 시각적 복잡도의 평가모델을 활용해 시각적 복잡도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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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캐딜락 XTS 복잡도(67.6)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치가 높을수록 사용자경험(UX)가 어렵다는 의미다. 아우디 TT(67.0)가 그 뒤를 이었다. 디지털 계기판에 역동적인 그래픽을 채택한 수입차 디지털 계기판이 전반적으로 복잡하게 나타났다. 국산차 중에서는 LF 쏘나타(55.1)와 제네시스(52.7)가 수치가 높았다.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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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도 수준별 계기판 예시. 왼쪽이 복잡한 계기판, 오른쪽이 복잡도가 낮은 계기판

전반적으로 많은 정보량을 보여주는 고급차일수록 복잡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고급차 중에서도 정보를 간결하게 보여준 차량도 있어 비교가 됐다. BMW 520d는 수입차 중 복잡도가 가장 낮다. 국산차에서도 기아차 K7이 경차인 레이보다 오히려 복잡도가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역동적인 형태로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려고 하고 있으나 사용자 편의에 대한 고려가 부족할 경우 오히려 운전자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차량에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비롯해 다양한 정보가 계기판에 나타나는 만큼 운전자 편의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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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 시각 복잡도 평가. 출처 : 연세대학교

지 교수팀은 이를 아날로그 계기판과 아날로그·디지털을 종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도 나눠 비교를 했다. 분석 대상이 된 23종 차량에 더해 추가적으로 아날로그 기계식 계기판을 탑재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차량 4종을 추가해 비교했다. 아날로그 계기판은 연비와 연료상태, 속도 상태 등 최소한 정보만을 전달하지만,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종합한 계기판보다 오히려 복잡도가 높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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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 디자인에 따른 복잡도 비교. 출처 : 연세대학교

디지털 디스플레이 적용이 반드시 복잡도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다. 정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달하는지가 중요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 교수는 “단순한 기술 과시보다는 운전 경험과 인간공학적 요인을 고려한, 운전자 중심의 설계가 요구된다”며 “차량의 진정한 스마트화는 운전자 안전과 편의, 경험을 고려해 다양한 기능을 최적화해 제공할 때 달성된다”고 말했다.


 

<출처 : 연세대학교 지용구 교수>

출처 : 연세대학교 지용구 교수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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