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병원 `괴담`은 옛말, 빅데이터로 `환골탈태`

군 병원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 조기진단, 감염병 감시 시스템을 선제 도입한다. 첨단 의료시스템으로 전투력 손실을 최소화하고, 군 병원 부정적 고정관념도 해소한다. 의료기관 화두인 `인공지능`을 발 빠르게 시도하면서 민간병원까지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국군의무사령부는 12월까지 국방 의료정보 빅데이터 분석체계 모델을 수립하고, 내년 시범도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사업은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진료지원시스템, 감염병 조기발견 시스템, 의료장비 관리 시스템 구축 전략을 수립하는 게 핵심이다.

국군수도병원 등 군 병원이 축적한 방대한 의료정보를 활용해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 구축 방안을 마련한다. CDSS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표 진료지원시스템이다. 환자 증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가능성 높은 진단명을 의사에게 제시한다.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추가 검사나 확인이 필요한 증상, 징후를 제시해 의료진 결정을 보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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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촬영영상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영상판독 및 진단지원 체계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영상의학과 판독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흉부 엑스레이 등 영상 데이터 패턴을 분석해 의사가 확인하기 어려운 작은 병변도 컴퓨터가 알려준다. 현대의학 모델로 꼽히는 `정밀의료` 구현이 군 병원에서도 가시화된다.

그동안 방치됐던 국방의료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진단과 진료 지원에 활용한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장병 통합 건강관리 환경을 구현한다. 장병신체검사부터 전역 시까지 건강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건강정보 관리 방안을 모색한다. 개인 건강관리 통계자료를 전역 후에도 민간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 체제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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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계절별 장비활용 및 의약품 소모분석 장비/물자 소요예측 체계

미래 예측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도 마련한다. 타 기관과 공조해 감염병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시기·지역별 감염병 위험 가능성을 담은 예측 지도를 만든다. 감염병 전파 예상 경로와 군 부대에 미칠 영향 등을 사전에 분석한다. 감염전파 차단 행동수칙과 부대관리 지침에 적용한다.

계절, 훈련 시기를 고려해 질병 양상을 파악하고, 의무장비와 의무물자 소요량을 예측한다. 장비사용시간, 의무물자 사용량을 분석해 보급시기도 판단한다. 체계적인 의무장비 관리가 가능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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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의료정보 운용 현황

이 같은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군 병원이 빅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방의료정보 시스템에 구축된 전자의무기록(EMR)은 10억건이 넘는다.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영상정보도 125테라바이트 규모다. 병원 간 의료정보 교류가 원활하고, 상대적으로 표준화도 잘 돼있다. 폐쇄적인 환경이라 정보 유출 우려가 적다. 유사 연령, 동일성별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의미 있는 결과물 도출이 용이하다. 단기 근무로 인해 연속성이 떨어지는 군의관 특성상 인공지능 기반 진료지원시스템 효용성이 크다.

국군의무사령관은 연말까지 구축 모델을 확정, 내년 시범 구축사업을 진행한다. 미래창조과학부 등과 공동으로 공공의료기관 빅데이터 분석 대표 모델로 정립한다. 상당수 병원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에 관심이 큰 만큼 지능정보 기술 민간 확산에 기여할 지 주목된다. 실제 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은 심혈관 질환 진단을 돕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상은 세브란스병원 헬스IT산업화지원센터 교수는 “규모가 큰 병원 대부분은 인공지능에 관심을 두거나 관련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며 “진단지원, 영상분석 지원 등 접목이 가능한 분야를 중심으로 많은 적용 사례가 나와야 산업 발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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