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녹색기후기금(GCF)이 차기 사무총장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인사가 GCF 사무총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CF는 최근 헬라 쉬흐로흐 초대 사무총장 후임을 뽑기 위한 후보자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GCF는 8월 12일까지 지원서를 접수, 최소 3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발해 오는 10월 에콰도르에서 열리는 14차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
헬라 쉬흐로흐 초대 사무총장 임기는 오는 9월까지다. 규정상 연임도 가능하지만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9월 임기 종료 후 후임 선임 때까지는 하비에르 만사나레스 GCF 재정운영국장이 업무를 대행한다.
GCF는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실무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국으로 구성됐다. 우리나라 인천 송도가 유치한 사무국은 4개 사업부서, 지원부서로 구성됐고 6월 말 기준 138명(한국인 33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원 사업 결정, 이행 기구 승인은 최종적으로 이사회가 하지만 이전 단계까지 검토·결정을 사무국이 담당하는 만큼 사무총장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사무국 유치 국가지만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못했고, 이사국 자격도 없어 GCF에서 실질적 영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인사의 차기 사무총장에 선임 가능성에 관심이 높은 이유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여러 국가가 자국 사무총장 배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제기구 고위급 자리는 공식적으로는 개인 자격으로 지원하더라도 물밑에서는 각국 정부 간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어렵게 확보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자리를 최근 사실상 빼앗기면서 한국 인사의 국제기구 진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초 기대와 달리 수출입은행의 GCF 이행 기구 승인 여부가 불확실해지며 GCF 내 우리나라 영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는 한국인 GCF 사무총장 배출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이미 GCF 사무국을 유치했기 때문에 사무총장까지 배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국내 인사가 사무총장에 지원하려 한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