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던 대(對) 중국 완성차 무역이 올해 적자를 기록 중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현지 업체 성장과 국산차 브랜드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산업연구원은 21일 `자동차산업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전환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올 들어 5월까지 한국 완성차 대중 무역수지가 200만달러(약 2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4년 17억달러(약 1조9417억원) 흑자였던 중국과의 자동차 무역수지가 지난해 8억7000만달러(약 9937억원) 흑자로 줄더니, 올해는 5월까지 집계에서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국산차 업체들은 중국 현지 생산을 늘리면서 수출액이 점차 줄었다. 2010년 이후 중국 현지생산이 100만대를 넘어서고 현지생산 차종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수출할 수 있는 차종이 줄어들면서 중국 수출도 감소했다. 북경현대 제3공장이 설립된 2012년에는 완성차 수출이 감소 추세로 전환됐으나, 중국시장의 높은 성장으로 2014년에는 17억달러 수준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국산차 업체들은 전반적인 판매 감소로 수출금액이 2015년 전년 대비 47.6% 감소한 9억4000만달러(약 1조736억원)에 그쳤다. 올해 1~5월은 전년 동기대비 93.7%의 급락하면서 2679만달러(약 306억원)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준중형차와 SUV 등 주력 차종을 중국에서 현지 생산하고 있다. 수출품목은 대형차와 다목적차량(MPV)등 일부 차종에 불과하다. 또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자동차 판매 위축이 수입차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자동차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현지 업체 경쟁력 강화도 국내 완성차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2014년 38%에서 2015년 41%로 3%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완성차의 대 중국 수입은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2007~2015년 동안 연평균 10.3% 증가했다. 2007년 이후 3000만달러(약 343억원) 수준에서 정체돼 있었던 대 수입 금액이 2013년 4500만달러(약 514억원)를 넘어섰고, 2015년에는 6900만달러(약 788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에는 1~5월 수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2854만달러(약 326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수입된 중국 자동차는 약 980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업체들은 기술이나 브랜드 경쟁력이 중요한 승용차 시장보다는 가격이나 경제성 등이 중시되는 상용차 시장으로 진입했다. 미니밴과 소형트럭 가격은 1100만원대로 국내 소형트럭의 70% 수준이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저가자동차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상품, 원가 등 종합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며 “중국 시장에 신기술 조기도입을 통해 중국 현지업체와 기술적 차별화 확대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효율적인 생산시스템을 개발해서 중국 생산공장에 적용해 생산비용 절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