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새로운 성장 문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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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성장을 전제로 설계된 많은 제도들이 작동을 멈추고 있다. 과거의 문법을 벗어 던지고 바뀐 세상에 맞는 새로운 문법으로 제도를 만들어가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20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막한 `제41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박용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담론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우리경제에 부여된 과제는 무엇인지,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어떤 제도가 필요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해양업 구조조정으로 촉발된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 혁신이 절실하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율을 2.7%로 하향 조정하는 등 저성장 위기가 현실로 닥쳤다.

박 회장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3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변화의 중심에 둘 것을 새로운 산업이 아닌 제도와 규범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첫 번째로 제안한 과제는 새로운 성장의 틀 마련이다. 지난 50년간 `고도성장`을 이끈 국내총생산(GDP)으로는 경제가 성숙한 오늘날의 지표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숫자 중심, 속도 중심의 목표에서 벗어나 성장의 내용이 `지속 가능한지`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를 반영하는 성장의 틀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소통의 틀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심지어 정부와 국회도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경제 번영이라는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소통문화를 바꾸면 절충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것도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혁신이 시급한 시기에 규제가 늘어나서는 안 된다며 규제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업이 성숙한 경제주체라는 점을 인정해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고, 기업 스스로 변할 수 있게 얽히고 설킨 규제들을 과감히 걷어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도미니크 바튼 맥킨지 글로벌 회장은 특별강연을 통해 향후 20년 세계를 주도할 4대 글로벌 변화를 지목했다. 그가 꼽은 4대 요인은 경제파워 이동, 기술변화 가속, 인구 노화, 시스템 전반의 변신 등이다.

바튼 회장은 “세계의 경제중심이 아시아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2025년까지 세계 1조 이상 기업의 절반이 개발도상국에 본사를 두고, 소비중심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가 될 것”이라며 경제파워 이동을 전망했다. 또 그는 커넥티드 디바이스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산업이 재편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 같은 세계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생각하고, 디지털화하고, 혁신을 재구성해야 한다”며 “한 눈으론 현미경을, 다른 눈으로는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는 다양한 시각과 혁신성을 갖춰야한다”고 조언했다.

41회째를 맞은 이번 제주포럼에는 전국상의 회장단을 비롯해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고성환 STX엔진 대표이사 사장, 홍순직 생산성본부 회장, 이동휘 삼성물산 사장 등 65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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