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방송 추진위원회` 출범...삼성, LG 2월 본방송 늦춰달라

삼성과 LG전자가 내년 2월 시작될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시기를 늦춰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지상파TV가 요구하는 `콘텐츠 보호`와 `안테나`가 내장된 UHD TV를 내년 2월까지 출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콘텐츠 보호는 TV단말기에 별도 암호화 해제 장치가 있어야만 지상파UHD 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가전사가 공식적으로 정부에 UHD 본방송 연기를 요청하면서, 계획된 내년 2월 지상파UHD 본방송 시작이 어려울 전망이다.

19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된 `지상파 UHD 방송추진위원회`에서 황정환 LG전자 전무는 “내년 2월까지 가전사는 지상파가 원하는 UHD안테나와 콘텐츠 보호기술이 적용된 UHD TV를 출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과 LG전자는 UHD 콘텐츠 암호화 해제 장치와 UHD 안테나를 검증하고 TV에 탑재기 위해서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설명했다. 황 전무는 “지상파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춘 UHD TV를 만드는 데 현재 상황으로는 2월까지 물리적인 스케줄이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천강욱 삼성전자 부사장 또한 “정부정책에는 동의하지만 내년 2월까지 기술을 검증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가전사는 지상파가 요구하는 `콘텐츠 보호`와 `UHD 내장 안테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황 전무는 “가전사는 이미 기존 TV에는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한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 보호 기술(DRM)이 탑재돼 있다”며 “불법 콘텐츠는 TV가 아닌 PC로 우회적으로 유출되는 것인데 이것을 TV에서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상파TV는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해서 UHD TV콘텐츠를 암호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시청자가 암호화된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가전사는 별도 암호화 해제 장치를 TV에 탑재해야 한다.

가전사는 UHD 안테나 내장 문제도 결코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황 전무는 “단일주파수방송망(SFN)은 과거에 쓰인 다중주파수망(MFN)보다 방식이 더 복잡해 음영지역이 더 나올 수 있는데 지상파가 안 되는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날 가전사의 UHD 본방송 연기요청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2달에 한 번씩 계획된 지상파UHD방송추진위원회를 일정을 매달 개최하기로 변경했다. 최재유 미래부 차관은 “매월 위원회를 열고, 서로 입장의 차이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추진위원회는 정부, 지상파방송사, 제조업체, 외주제작사, 연구기관, 학계, 소비자단체로 구성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최재유 2차관과 방송통신위원회 이기주 상임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정부는 평창올림픽 개최 1년 전인 내년 2월 수도권부터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본방송 시작할 계획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