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핀테크 성공 요건은 `개방·공유·협업`

핀테크는 금융에 기술을 더해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산업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산업 가운데 하나인 금융업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금융업을 변화시킨 것은 인터넷 등장에 따른 디지털 혁명이었다. 개방, 공유, 협업이라는 가치를 통해 세계를 순식간에 변화시킨 디지털 혁명은 수천 년 역사의 금융업마저 변화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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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기업간전자상거래(P2P) 금융, 간편 송금, 대체인증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관련 업체도 수많이 생겨 났다. 정부를 비롯해 금융권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에 날개를 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여기에도 온도차는 있다. 금융위원회가 선도적으로 나선 점은 인정하지만 독단이 너무 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은행이 적극성을 띤다면 증권 등 자본시장은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인다는 불만이 높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구축 사업은 은행과 자본 시장이 각각 핀테크 업체와 협업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미 1차 작업은 마무리돼 다음 달 중순 가동만 남겨 둔 상황이다. 이 사업은 은행과 자본시장 두 곳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하지만 자본시장은 은행에 비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각 회사가 보유한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얼마만큼의 정보를 내놓고 어느 기능까지 허용하느냐의 문제로 논란이 거듭됐다는 것이다.

핀테크가 산업 차원으로 성공하려면 개방, 공유, 협업은 필수다.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공유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궁극으로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 내가 가진 정보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협업 과정이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중간 역할을 하는 기관들도 각자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거래소 따로 예탁결제원 따로인 핀테크 지원 사업은 자칫 관련 업체에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금융위도 경쟁을 시키는 것에서 벗어나 일관된 정책으로 협업에 나서게 하는 방안을 내놓을 때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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