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에 집중해서 차량 출고부터 서비스까지 업무 품질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또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전했다.
18일 정몽구 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해외법인장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6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올 상반기 지역별 실적 및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하반기 생산·판매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 322만4196대를 판매했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으나 유럽, 인도의 판매 호조 속에 전년(336만6287대)보다 4.2% 감소를 기록했다.
정 회장은 “어려운 외부 환경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며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고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시장 변화를 먼저 이끄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해외 현지 시장 상황에 대한 점검 강화, 판매 확대를 위한 글로벌 AS 활성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신차 마케팅, 멕시코 및 중국 창저우 공장의 성공적 가동을 주문했다. 또 고객에게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최대한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 판매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연구개발-생산-판매-서비스 전 부문에서 업무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올 하반기 글로벌 론칭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와 아이오닉, 니로 등 친환경차에 대한 시장 장악력 강화도 강조했다. 그는 “제네시스 G80, G90의 성공적인 미국 론칭을 통해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는 물론 생산, 판매 능력을 배가시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자”고 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시장은 2.4% 성장에 그치며 지난해에 이어 2%대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상반기 9.1% 성장한 유럽시장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소비 심리 위축으로 하반기에 0.7% 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시장 성장률도 하반기 1.2%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최저 성장률인 연간 1.3%를 기록할 전망이다. 선진시장과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부진 속에 중국과 인도가 하반기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정부의 구매세 인하 정책으로 인해 하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하고 인도도 금리하락 영향으로 8.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SUV 공급물량 확대를 위해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만 생산하던 싼타페를 앨라배마공장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각 공장에서 투싼, 스포티지 등 SUV 생산비중을 높여 이를 중심으로 하반기 판매를 견인한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해 인도에 출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형 SUV 크레타의 판매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지역으로 확대하고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킨 소형 SUV 니로 하이브리드(HEV)를 유럽,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 하반기 G90(국내명 EQ900)을 미국, 중동에 출시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G90과 함께 G80을 동시에 선보이며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도 신형 K7 출시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글로벌 라인업도 강화한다. 아이오닉 HEV 및 EV(미국, 유럽), 니로 HEV(미국, 유럽, 중국), K5 HEV(미국) 및 K5 PHEV(미국, 유럽) 등 올해 국내에서 선보인 친환경차를 주요지역에 차례로 선보임으로써 글로벌 친환경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