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의 한중록]<11> 중국서 게임으로 100배 수익 남기는 법

오는 24일 중국 후난위성TV에서 주말 포함 프라임 시간대(밤 10시)에 `환성(아이스판타지)`이라는 60부작 드라마 방영이 시작된다. 한국 아이돌 출신 연기자 빅토리아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됐고 김희선도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중요한 역할로 출연한다.

이 드라마 제작비는 총 3억3000만위안으로 대략 우리 돈 600억원정도 예산을 썼다. `태양의후예` 제작비가 100억원 남짓이다. 그 여섯 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제작비를 단일 드라마 제작사가 조달해서 감당하는 시장이 중국이다.

환성 제작사는 후난TV에 콘텐츠를 선 판매해 6개월 전에 편성을 마쳤다. 온라인으로는 텐센트, 요쿠(알리바바), 아이치이(바이두) 등 주요회사에 모두 판매했다. 환성이 하반기 중국 드라마 시장 최대 기대작으로 떠오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비싼 가격으로 판권을 팔아 제작비를 손쉽게 조달하는 것이 현재 중국 드라마 시장 시스템이다.

광고를 자유롭고 비싸게 팔 수 있다는 것이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긴다. 시청률과 조회수가 보장되는 콘텐츠에는 막대한 광고수익이 보장된다. 게다가 간접광고(PPL)는 온전히 제작사 몫이다.

중국으로 활동무대를 옮긴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나 요즘 최고 주가를 올리는 나영석 PD가 웹드라마 제작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중국 방송 콘텐츠 제작과 수익 매커니즘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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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환성 원작은 웹소설이다. 2000년대 중순까지 중국 소설문학은 김용 작가 것만 취급이 됐다.

2005년 무렵 불붙기 시작한 웹소설 시장은 중국 무협과 판타지 등 장르문학을 급속히 발전시켰다. 다양한 작가군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등장했고 젊은 세대는 열광했다. 처음에는 샨다 문학이 시장을 이끌다가 현재 텐센트로 흐름이 넘어갔다. 거액 계약금을 지불하고 유명 작가들을 스카웃한 덕분이다.

웹소설은 일단 인기를 끌면 세계관과 캐릭터가 분명해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부가 콘텐츠로 제작하기가 쉽다. 환성은 드라마판권과 게임판권이 각각 팔렸는데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성 모바일게임은 이미 제작을 마쳐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8월 3일 론칭 예정이다. 드라마 방영 일주일 후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할 때를 노린 것이다. 전형적인 원소스멀티유즈 (OSMU)전략이다.

드라마와 게임을 동시에 출시하는 유행은 `화천골`에서 시작됐다. 웹소설로 인기를 끈 화천골은 순수 웹드라마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예상 외 성공을 거뒀다.

드라마 성공으로 화천골 게임도 초대박을 냈다. 외주형식으로 급조해서 만들었지만 누적수익이 제작비 대비 100배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영상 플랫폼사인 아이치이는 아예 게임 사업부를 만들어 본격적인 콘텐츠 확보와 개발 스튜디오 발굴에 나섰다.

중국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확보 경쟁은 하반기에도 뜨거울 전망이다. “우리는 게임회사인데 드라마, 영화는 아무 관련이 없어요” 혹은 “우리 콘텐츠가 중국에서 통할 수 있을까요?”라고 생각을 하는 한국 제작사에게 좀 더 깊이 고민해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좋은 내용을 가진 콘텐츠는 곧 높은 가치를 만든다. 한국에는 이런 IP가 널렸다. 시기적으로 거대한 흐름이 만들어졌다. 힘내서 거대시장에 한 번 도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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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게임과 드라마로 제작 된 `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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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드라마와 게임으로 제작된 `환성`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게임 칼럼니스트, dooil.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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