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인터뷰|서현진①] 하얗게 불태운 연기 열정, 오해영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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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제공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tvN 월화극 역사를 새로 쓴 ‘또 오해영’. 배우 서현진은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오해영 역할을 맡아 그야말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

솔직하고 내숭 없는 친근한 친구, 때로는 부모님께 징징 대기만 하는 철없는 딸, 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당돌한 30대 초반 여성 오해영의 모습을 서현진은 완벽하게 소화했다.

서현진의 열연 덕분에 ‘또 오해영’은 대중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회 시청률은 10.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 줄 몰랐어요. 저희와 함께 공감해주고 기뻐해준 분들이 계시다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굉장히 뿌듯합니다.”

극 중 서현진이 연기한 오해영은 고등학생 동창 동명이인 오해영(전혜빈 분)에게 열등감을 가진 인물이다. 시청자들에게 드라마가 아닌 리얼 다큐멘터리를 보여주고 싶었던 서현진은 비장한 연기 각오를 갖고 촬영에 임했다.

“제가 생각한 드라마 속 오해영은 자존감이 한 축이고, 또 다른 한 축은 사랑이야기로 이뤄져 있어요. 자존감이 낮아도 어떻게든 이겨내고 싶은 게 모든 사람의 숙제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그런 부분들을 대사에 담아 잘 전달하고 싶었죠. 또, 사랑이야기를 그릴 때는 ‘제 연애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어요.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 오해영이 아닌 서현진의 밀착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느끼기를 바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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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제공

오해영은 사랑에 눈이 멀면 물ㆍ불 가리지 않는 여자였다. 특히 자신의 연애에 부모님을 서슴없이 이용할 만큼 철없는 외동딸이기도 하다. 서현진도 오해영의 이런 모습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연기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었지만 대신 주책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남자에 눈이 멀어 부모님도 안 보려고 했다는 점이에요. 부모님께 박도경(에릭 분)에게 같이 가서 얘기해달라고 떼쓰는 마지막 회 장면은 촬영 현장에 계셨던 분들이 ‘딸 낳아봤자 소용없다’며 씁쓸해했던 신(Scene)이었죠. 저도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만큼 오해영은 박도경이 너무 좋아했던 거예요. 오해영의 마음이 돼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 오해영에게는 약혼자 한태진(이재윤 분)이 있었다. 하지만 박도경의 오해가 빚은 실수로 모든 상황이 뒤틀렸고, 세 사람은 서로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오해영은 과거 연인이었던 한태진 대신 박도경을 선택했다. 이는 서현진의 연애관과도 일치했다.

“오해영이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안타까운 사연이 있기는 했지만 분명히 한태진에게 모진 말을 들으면서 차였고, 여자에게 그 상처는 시간이 지난다고 아물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저한테 두 남자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박도경을 고를 것 같아요. 자신의 못난 부분이라도 제게 솔직하게 오픈해주는 사람이 좋아요.”

‘또 오해영’에서는 서현진과 에릭의 스킨십 및 러브신이 굉장히 많았다. 촬영을 하면서 자칫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에릭의 능숙한 리드가 큰 도움이 됐다.

“스킨십 장면은 거의 NG가 없었어요. 그만큼 저희는 액션 합을 짜듯 동선까지 일일이 계산해 촬영했을 만큼 애드리브로 나온 장면도 거의 없었죠. 저희 첫 키스신은 9회 벽 키스신이었는데 너무 격렬해서 그랬는지 그 장면 촬영 이후로는 러브신을 찍는데 거리낌 없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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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점프엔터테인먼트 제공

힘든 촬영이 마지막까지 이어졌지만 서현진은 ‘또 오해영’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던 시간들이라고 말했다. 특히 같이 고생한 제작진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런 대본을 연기할 수 있어 마음에 들었고,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돼 감사했어요. 현장에 계셨던 분들의 인성은 너무나도 훌륭했어요. 촬영 때문에 밤도 많이 새고 분명 까칠한 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텐데 누구 한 명 큰 소리 냈던 사람이 없었어요. 가장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감독님부터도 짜증을 안내는데 어느 누가 화를 낼 수 있겠어요. 이분들이 있어 더 힘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장르 불문하고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던 서현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본인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상승세를 제대로 탄 만큼 차기작에도 관심이 쏠렸다.

“전문직이나 살림꾼 캐릭터를 연기해보고는 싶지만 어떤 캐릭터를 하나 정해서 맡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계속해서 좋은 작품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바람이죠. 1~2년만 하고 그만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처럼 하고 있는 연기를 계속 열심히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