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소비세` 인하 부활 덕분에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 중인 국내 자동차 시장이 올해 하반기에도 20여종 신차를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간다. 국산차 업계는 제네시스 G80, 현대차 그랜저IG, 신형 모닝, 한국지엠 쉐보레 볼트(Volt) 등 경차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상반기 부진했던 수입차 업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로 신차를 내놓는다.
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오는 7일 출시하는 고급 세단 `제네시스 G80`는 사전계약 기간 동안 하루 평균 500명 이상이 차량 구매를 결정했다. G80 주력인 3.3 모델이 전체 계약대수의 90%를 차지했고, 개인 구매비중이 70%가량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이달 사전계약 고객에게 7월 이후 차량이 출고돼도 6월까지만 적용되는 개소세 인하 가격(기존 5%->3.5%)을 보장해준다. 이에 따라 이달 사전계약을 신청하면 개소세 인하 가격인 4720만~7035만원에 구입 가능하다. 다만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는 다음 달부터는 4810만~7270만원에 판매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내수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인기와 투싼, 싼타페 등 SUV 라인업 판매 증대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개소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지만 EQ900과 G80을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키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이달 말 개소세 인하 정책이 끝나고 `판매절벽`이 오는 것에 대비해 하반기에 다양한 신차를 대기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신차가 개소세 인하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판단한 것. 때문에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등은 매달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80을 시작으로 11월에는 6세대 그랜저(IG)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랜저는 올해 중형세단 신모델과 수입차에 고객을 뺏기면서 전년 대비 31%가량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차는 그랜저IG로 하반기 판매몰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준중형 해치백 `i30`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해 20~30대 젊은층도 공략한다.
기아차는 주력모델인 경차 `모닝` 신모델을 11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모닝은 올해 1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에 뒤지고 있다. 기아차는 신형 모닝으로 경차 시장 1위 탈환과 하반기 성장세를 동시에 잡는다는 구상이다. 이달 초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K7 하이브리드`도 하반기에 출시한다.
한국지엠은 말리부 하이브리드와 볼트를 출시해 부족한 친환경 라인업을 보강한다. 르노삼성차는 9월 QM6를 출시해 싼타페, 쏘렌토에 양분된 중형 SUV 시장에 도전한다.
수입차 업계는 하반기 SUV 신차를 내세워 상반기 부진을 만회할 계획이다. 그 첫 단추는 `브렉시트` 여파 속에 있는 재규어가 끼운다. 재규어는 자사 최초 SUV `F페이스`를 내달 선보인다. 다만 영국에서 물량이 약 9개월치 밀려있어 국내 고객들은 9~10월께 인도받을 전망이다. 마세라티 역시 오는 11월 최초 SUV `르반테`를 출시한다. F페이스와 르반테는 그간 랜드로버, 포르쉐 카이엔 등의 고객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2% 이상 성장 중인 혼다는 내달 소형 SUV `HR-V`를 국내 시장에 출시해 티볼리, QM3, 푸조 2008 등과 정면승부를 펼친다. 닛산은 9월께 하이브리드 SUV `올뉴 무라노`를 앞세워 토요타·렉서스가 독주 중인 친환경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또 디젤 SUV `캐시카이` 판매 중지로 인한 피해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BMW는 쿠페형 SUV `X4` 고성능 버전인 `X4 M40i`를 출시해 포르쉐 `마칸`, 아우디 `SQ5` 등과 경쟁을 펼친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시장이 개소세 인하 정책 종료 후에도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시장은 183만대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국산차 147만, 수입차 28만대 등 총 175만대 규모를 기록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SM6, 신형 말리부 등 신차효과에 하반기 신차까지 가세해 지난해 판매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올해 들어 5월까지 판매량은 약 64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성장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