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금전적인 부분에서 초탈한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했던 밴드 씨엔블루 멤버 정용화가 궁지에 몰렸다. 미공개 정보를 토대로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 주식을 사들인 뒤, 되파는 과정을 통해 2억여 원의 시세 차익을 챙긴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용화는 과거 한 방송에서 140여곡의 저작권으로 들어오는 수익이 상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돈을 위해 곡을 쓴다는 느낌이 들어 정확한 금액을 밝히는 것을 꺼렸다. 다른 방송에서도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복권 당첨번호보다는 가족의 건강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등 금전적인 부분에서 초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앞서 정용화가 보여줬던 모습들은 단지 자신을 포장하기 위한 위장술로 보여 진다. 2억 원이라는 돈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연예인으로서 정용화가 가지고 있는 위치에 그만한 돈을 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면 소속사 미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그것도 연예인 영입을 이용해 시세 차액을 챙긴 그의 도덕성에도 의심이 간다. 결국 이번 사건에 가장 큰 피해자는 이제는 반토막 난 주식을 가지고 있는 ‘개미 투자자들’이다.
정용화가 속한 씨엔블루와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왔다. 음악과 연기 두 분야에서 나름 입지를 다지고 있던 그였기에, 팬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FNC의 한성호 대표는 지난해 7월 개그맨 유재석을 영입하기 전 주식 110만주를 블록딜(사전에 인수할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 형식으로 10여개 기관 투자자에게 매각해 235억 원의 차익을 올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FNC는 블록딜을 통한 주가조작혐의에 “블록딜을 하기 전 정보 유출을 한 적이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용화를 비롯한 다른 두 명의 혐의가 입증된다면, 억울함이 아닌 재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주식 시장에서 빠른 정보를 수집해 투자에 집중하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익을 얻기 위한 일이지만, 부적절한 방법의 치고 빠지기 식 투자로 소액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연예인이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아야지, 개미 투자자들의 피를 빨아먹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chojw00@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