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앨범의 역사┃H.O.T] 영원한 ‘10대들의 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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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High-five Of Teenager. 말 그대로 10대들의 우상이라는 뜻이다. 지난 1996년 데뷔한 그룹 H.O.T(문희준, 강타,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는 당시 보기 힘들었던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통렬한 사회 비판이 담긴 노래들로 90년대 후반 가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들은 지난 2001년 해체하기 전까지 5년 동안 총 5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본격적인 아이돌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H.O.T의 앨범들에는 음악만 단순하게 실리지 않는다. 학원폭력부터 서열 가르기, 씨랜드 화재 참사 등 당시 불거졌던 사회 문제들을 음악을 통해 꼬집었고, 소년소녀 가장ㆍ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관심을 촉구하는 따뜻한 메시지의 곡들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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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집 - ‘We Hate All Kinds of Violence’

아이돌 그룹의 개념이 확립되지 않았던 20년 전 H.O.T는 1집 앨범 ‘위 해이트 올 카인즈 오브 바이올런스(We Hate All Kinds of Violence)’를 발매하며 데뷔했다.

1집 커버에는 한 소년이 쪼그려 앉아 고개를 숙이고 엎드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는 ‘모든 종류의 폭력을 반대한다’는 앨범 이름처럼 당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학원폭력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타이틀곡 ‘전사의 후예’는 1집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노래로, 학교 폭력을 직설적이면서도 디테일하게 묘사한 가사와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강렬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이 밖에도 H.O.T의 대표 히트곡 ‘캔디’, 소년ㆍ소녀 가장을 향한 위로 메시지를 담은 발라드 곡 ‘내가 필요할 때’ 등 총 9곡이 1집에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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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집 - ‘Wolf And Sheep’

1집으로 1996년 연말 가요 시상식 신인상을 휩쓴 H.O.T는 그로부터 1년 후인 지난 1997년 2집 ‘울프 앤 쉽(Wolf And Sheep)’으로 컴백했다.

멤버들의 모습을 독특하게 표현한 그래피티가 그려진 2집 앨범에는 ‘늑대와 양’, ‘행복’, ‘위아 더 퓨쳐(We Are The Future)’ 등을 포함한 9곡이 담겨 있다.

타이틀곡이었던 ‘늑대와 양’이 가사가 욕설 논란에 휘말리자 H.O.T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행복’으로 타이틀곡을 교체했고 꽉 막힌 기성세대들을 향한 일침이 담긴 댄스곡 ‘위 아 더 퓨쳐(We Are The Future)’를 후속곡으로 내세워 활동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H.O.T 2집은 약 152만장이 팔렸고 이는 1997년 전체 음반 판매량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같은 해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도 H.O.T는 MBC ‘10대 가수 가요제’, SBS ‘가요대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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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집 - ‘Resurrection’

H.O.T의 기세는 3집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998년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 ‘리서렉션(Resurrection)’ 역시 2집과 마찬가지로 1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올리며 압도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한 남자의 뒤통수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의 모습이 담긴 3집 앨범 커버 이미지는 소년이었던 H.O.T의 성장과 성숙을 의미한다. 멤버들은 이 앨범부터 본인들의 자작곡을 수록하며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사회 비판과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노래도 빠지지 않았다. 타이틀곡 ‘열맞춰(Line Up)’는 개성 없이 모두 똑같은 기준만 강요하는 현실을 비판했고, 후속곡 ‘빛(Hope)’은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희망을 가지면 새로운 날이 올 거라는 격려를 전하고 있다.

H.O.T는 ‘열맞춰’와 ‘빛’ 모두 히트시키며 3집은 인기의 정점을 찍은 앨범으로도 평가 받는다. 1998년 당시 H.O.T는 서울가요대상과 지상파 3사 가요 시상식 대상을 독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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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집 - ‘I Yah!’

H.O.T가 3집을 통해 음악적 성숙을 꾀했다면 지난 1999년 발매한 4집 ‘아이야(I Yah!)’는 멤버들의 음악성이 꽃을 피운 앨범이다. 총 24트랙이 수록된 이 음반에는 당시 H.O.T가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과 멤버들의 토크 및 내레이션이 담겼다.

꾸준히 사회 비판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선보였던 H.O.T는 4집에서 전쟁과 민족 등 더욱 심도 깊은 사회 주제를 파고들었다. 멤버들의 나이 또한 모두 20대가 됐기 때문인지 사랑 노래의 성숙한 느낌도 더욱 짙어졌다.

주옥같은 수록곡들이 담겨 명반으로 평가 받는 이 앨범의 군계일학은 단연 타이틀곡 ‘아이야’다. 이 노래는 앨범이 발매되기 약 3개월 전쯤 발생한 씨랜드 참사(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청소년수련원 씨랜드에서 화재로 숨진 사고)를 다뤄 큰 반향을 일으켰다.

4집은 3집에 비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지는 못했다. 그러나 138만 장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고, H.O.T의 음악적 역량이 가장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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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집 - ‘Outside Castle’

지난 2000년 10월 발매한 5집 ‘아웃사이드 캐슬(Outside Castle)’은 H.O.T의 마지막 앨범이다. 전곡 모두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이뤄졌으며, 소외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일반인들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 5집에 담겼다.

앨범 콘셉트에 맞게 재킷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가 새겨져 있고, 타이틀곡 ‘아웃사이드 캐슬’ 무대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수화를 하는 안무를 추가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강한 느낌의 곡들이 많았던 H.O.T 기존 앨범들과 달리 5집은 한결 부드럽다. ‘꿈의 기도(Pray For You)’와 ‘For 연가(姸歌)’, ‘늘 지금처럼(Always My Love)’은 서정적인 발라드였고, 후속곡 ‘그래 그렇게(We Can Do It)’는 밝은 템포의 댄스곡이다. 다른 수록곡들도 주로 감성 짙은 노래들이었다.

H.O.T의 5집 활동은 그리 길지 못했다. 5집 발매 한 달 후 강타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며 활동은 중단됐고, TV에서 이들의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다. 이듬해에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토니안, 장우혁, 이재원의 재계약이 결렬되며 결국 H.O.T는 해체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 / 디자인 정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