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에 더해 디젤엔진이 미세먼지 주범으로 내몰리는 상황에도 디젤 엔진에 대한 개발 열기는 여전하다. 디젤 엔진이 연비가 높은 데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가솔린 엔진보다 확연히 적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회사 인기 모델의 디젤 버전도 출시가 이어진다. 기업·기관 연구소에서는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업그레이드된 버전의 디젤엔진을 내놓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번째 모델인 G80 디젤 버전을 내년 상반기 내놓는다. 이미 가솔린 모델은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 내놓는 디젤 모델으로 국내는 물론 유럽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화제를 끌어모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디젤 엔진도 인증을 받는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중형 세단의 붐을 일으킨 SM6 디젤 모델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경쟁이 치열해진 중형세단 시장에서 디젤의 장점인 고연비를 앞세우겠다는 전략이다. 6월 초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SUV QM6도 유로6를 만족하는 디젤엔진을 장착한다.
디젤엔진에 대한 연구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대기아자동차도 디젤 관련 연구를 축소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대차 권문식 부회장은 최근 한 학회에서 “디젤 시장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어서 연구개발을 줄일 수 없다”며 “오히려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젤의 강점인 `고연비`를 극대화하기 위한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연구도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산학연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자동차부품연구원과 연세대·한양대, 서진오토모티브·계양정밀 등 12개 기관이 국책과제를 통해 함께 개발하고 있다. 내년 10월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디젤 PHEV는 볼보가 2012년 세계 최초로 D6 트윈 엔진이라는 이름으로 V60 모델에 상용화한 바 있다. 볼보는 지난 해에는 업그레이드한 D5 트윈 엔진을 발표했다. 볼보가 첫 상용화하긴 했으나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다.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도 이어진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1.7리터 디젤엔진 기반의 투싼 하이브리드 차량을 공개했다. 재규어도 디젤 하이브리드 SUV를 개발하고 있다.
이춘범 자동차부품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연비가 좋은 디젤 PHEV 연구가 시작된 것”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기업들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