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와 노동조합이 `2016 임금 및 단체 협약` 과정에서 트럭용 타이어 제조설비를 곡성공장으로 옮기는 안을 두고 갈등이다. 이번 임·단협 때문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문제가 차질이 빚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7일 금호타이어 노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6 임·단협`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금호타이어 매각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고용보장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내놓았다. 박삼구 회장이 아닌 다른 기업에 매각되더라도 100% 고용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또 기본급 5.16%(15만2060원) 인상, 지난해 80여명의 퇴직에 따른 인력 부족분에 대한 인원 충원과 광주공장 설비투자, 임금피크제 방식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매각 후 상황보다는 현재 상태에서 효율적인 합의안을 도출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임·단협에서 `뜨거운 감자`는 광주공장 라인 재배치다. 사측은 광주공장 전체 타이어 제조 설비 가운데 트럭용 타이어 제조설비를 곡성공장으로 옮기는 등 생산설비를 재배치하고, 인력구조도 바꿀 계획이다.
노조는 광주공장에 대한 신규투자 없는 생산설비 재배치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트럭용 타이어 제조설비에서 일하던 노동자 일자리가 사라지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광주공장 트럭용 타이어 제조설비가 빠지는 자리에 초고성능(UHP) 타이어 생산설비를 새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최근 실적 부진에 따른 자금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당장 투자보다는 시장 수요에 따른 점진적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금호타이어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곡성공장 이전` 문제 때문에 이번 임·단협에서 문제가 발생해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장인 39일 파업(부분파업 4일 포함)으로 1500억원 규모의 매출손실을 입으면서 275일 만에 단체교섭을 마친바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임·단협이 장기전으로 가거나 노조 파업이 발생할 경우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데 부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