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영화 View] 한중합작영화, 국내 흥행 위해 넘어야 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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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바운티 헌터스’는 한중합작영화 최초로 3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으로 주인공 이민호, 종한량, 탕옌을 비롯해 서정희. 오천어, 반소황, 김유미 등이 출연했다.

지난해 6월 중국 상하이에서 매체 발표회를 진행한 이 작품은 한국,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 등을 오가며 촬영했다. 이미 중국 티켓 예매율 70%를 돌파하는 등 중국에서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한국 관객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엽기적인 그녀2'는 한국 중견 제작사 신씨네와 중국의 북경마천륜문화전매유한공사가 합작했다. 또한 '품행제로', '그해 여름'을 연출한 조근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중국의 투자를 받은 형식이다. 전편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차태현과 이번에 새롭게 걸그룹 에프엑스의 빅토리아가 출연했다.

지난 4월22일 중국에서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2'는 7500개가 넘는 스크린을 확보하며 흥행에 부푼 꿈을 꿨지만, '정글북'과 '시절인연2'에 밀려 첫 주말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후 빠르게 박스오피스 10위 밖으로 밀려나며 흥행에 실패했다.

이재한 감독의 영화 '제3의 사랑'은 중국 베스트셀러 소설 '제3의 애정'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남녀의 모진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앞서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 반한 일본제작자가 '사요나라 이츠카'를 만들었고, 그 영화에 매료된 중국제작자가 '제3의 사랑'을 부탁했다.

'제3의 사랑'에는 송승헌, 유역비를 비롯해 전 미쓰에이 멤버 지아, 장위천, 오우한셩 등 가수 출신의 배우들도 다수 등장한다. 중국 개봉 당시 약 72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대박을 기록했지만, 한국에서는 개봉 첫날 1965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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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투자를 받은 작품들이 한국에서 흥행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바로 한국과 중국의 정서 차이다. 일례로 ‘엽기적인 그녀2’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검열에 의해 상당수의 에피소드들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한국 관객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난해한 부분들이 많다. 한국의 영화들이 중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상황이다.

제작 방식과 프로모션에서도 양국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은 ‘감독의 영화’라고 불릴 만큼 감독의 영향력이 세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홍보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이 없다. 하지만 중국은 감독이 현장 외에는 관여하지 못한다. 한국 감독과 제작진이 중국 영화를 만들어도 한국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작품에서 감독의 색깔을 느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질적인 면보다 양적인 면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중국내 매표수만으로도 세계 시장과 맞먹는다는 것을 과시하며, 세계 영화 시장의 흐름을 흔들고 있다. 한국 감독 등 제작진들을 영입해 자국의 영화를 제작하며, 한류스타를 비정상적인 경매식 영입으로 단가를 올려 섭외해 작품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한국 제작진의 기술과 배우들을 흡수하려는 중국 측의 계산적인 행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국 내 매표수익만을 기준으로 한 수치적 통계가 과연 전 세계 관객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중국은 이러한 자문화 중심적인 단발적인 교류 형태를 지양해야 앞으로 중국영화도 발전할 수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넓은 시장은 포화상태인 한국영화시장의 새로운 돌파구임에 분명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한국에서 흥행한 영화들이 중국에서 리메이크 되고 있다. 감독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의 장이자, 이미 검증받은 작품들이기에 리스크 또한 적다.

한국 또한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주도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문화사대주의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chojw00@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