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한국통신학회에서 공개한 `KT 평창 5G기술 규격`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사용할 5G규격이라고 밝혔다. 올림픽이 600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새로운 규격을 개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내년부터 망 설치와 단말 테스트를 진행, 5G 시범 서비스를 성공리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본지가 단독 열람한 KT 평창 5G 기술규격에 따르면 본지가 보도했던 28㎓ 대역, 8개 다중안테나(MIMO), 동적 시분할 방식(다이내믹 TDD), 하이브리드 빔포밍 등 상위 규격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세부 규격이 복잡한 수식으로 기술돼 있다. 개발은 지난 3월 완료됐다.
KT와 글로벌 협력사는 이미 기술 개발과 설계에 착수했다. 장비가 개발되면 내년 6월 또는 7월까지 망을 설치한다. 규정상 늦어도 올림픽 1년 전에는 망 구축을 끝내야 한다.
하지만 5G는 아직 표준도 없고 새로 개발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비스에 사용할 단말은 내년 10월 이전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8개 안테나를 수용하려면 용량과 속도를 지원할 새 단말이 필요하다. 칩 설계도 달라져야 한다. 칩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몇몇 업체가 제공한다.
이에 앞서 내년 2월 올림픽 개최 지역에서 2차 사전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다. KT는 지난 2월 홀로그램 라이브, 싱크뷰 등 1차 사전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2차 서비스에서는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 장비를 기반으로 더 다양한 서비스를 시연할 계획이다.
이용규 KT 네트워크전략담당 상무는 “일정상 규격을 바꾸기가 어려워 이 규격이 평창올림픽 5G 서비스 공식 규격일 수밖에 없다”면서 “최대한 개발을 서둘러서 평창에서 문제없이 서비스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T는 국내외 글로벌 업체와 손잡고 평창 5G 기술규격을 개발했다. 참여사는 한 사업자 일방으로 규격을 공개할 수 없도록 협약을 맺었다. 개발은 완료됐지만 모든 산업체에 공개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개 시기에 따라 참여 기업 간 이해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인기 경희대 교수는 “버라이즌이 2017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5G를 둘러싼 글로벌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면서 “각 국가와 해당 국가에 속한 통신사, 장비 업체, 칩 제조사 간 입장 차도 첨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