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방송 View] ‘비정상회담’, 시즌2 가치를 증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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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비정상회담2' 포스터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100회를 기념했고, 직후 바로 시즌1 종료와 시즌2로 새 모습을 드러냈다. 연출자도 바뀌었고 멤버들도 바뀌었다.

지난 20일 오후 첫 방송한 ‘비정상회담’ 시즌 2(이하 ‘비정상회담2’)에서는 총 9명의 외국인 친구들이 공개됐다. 시즌1에 참여했던 캐나다 퀘백의 기욤 패트리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알베르토 몬디를 비롯해, ‘비정상회담’의 스핀오프 격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했던 미국 뉴욕의 마크 테토가 시즌2에도 함께 하며, 인도 럭키, 파키스탄 후세인 자히드, 중국 모일봉, 프랑스 오헬리엉, 스위스 알렉스, 독일 닉 등 6명의 새로운 친구들이 합류했다.

시즌2로 바뀌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멤버들이다. 시즌1에서 11명의 멤버가 거대한 회의용 탁자 위에서 토론을 나눴다면, 이번엔 9명의 멤버들이 조금 작아진 아기자기한 책상에 앉았다. 초창기보다 더 많은 패널을 캐스팅할 수 있는 여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몸집을 줄였다는 것이 흥미롭다.

‘비정상회담2’ 연출을 맡은 김노은 PD는 “일단 제작진이 바뀌었기 때문에 기존 멤버들과의 이야기를 마무리 했고 새롭게 방송을 짰다. 알베르토와 기욤이 시즌2에도 출연하는 것은 시즌2를 맡은 내가 새롭게 캐스팅을 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멤버들을 섭외한 방법으로 “홈페이지에서 꾸준히 신청을 받고 있고, 우리가 직접 찾기도 했다. 주변에서 소개를 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비정상회담’처럼 고정 패널 중심으로 돌아가는 프로그램은 패널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콘텐츠가 프로그램의 운명을 좌우한다. 때문에 더 다양한 매력이 있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멤버 교체가 진행됐다고 말할 수 있으며, 멤버 구성이 개편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새 멤버들의 첫 인상에 대해 기존 멤버 기욤은 “예전 친구들이 젊고 꽃미남이었다”라고 말했고, 알베르토는 “옛날엔 외모로 많이 뽑혔던 것 같은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시즌2에서는 외모보다 다양한 매력에 집중했다. 연령대는 93년생부터 78년생까지 존재하고, 참깨수입업자와 민주주의에 관심이 많은 멤버도 있다.

김 PD는 새로운 출연자들에게서 어떤 매력을 느끼고 섭외했냐는 질문에 “대부분 전문방송인이 아니라 개인적인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조금 더 깊게 침투해 있는 친구들이다. 전체 구성으로 보면 연령층이 다양하다. 아재도 있고 어린 친구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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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TBC

다만 지난 시즌에서 모든 대륙에서 멤버들이 출연했다면, 이번엔 아프리카, 남미 등을 대표하는 멤버들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김 PD가 “멤버는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부족한 부분은 충원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의 멤버들이 출연하는데, 심지어 인도와 파키스탄은 둘 다 남부 아시아다. 바로 옆에 위치한 나라의 대표들이 출연하는 것은 지역적으로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닐까. 두 나라는 “무슨 일이 생기면 인도에서는 파키스탄이, 파키스탄에선 인도에서 벌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예민한 사이다. ‘비정상회담’은 이들의 라이벌 관계에 주목했다. 기존에도 미국과 러시아가 대결 구도를 갖췄지만, 자연스럽게 구도가 형성됐다면 이번엔 처음부터 표면적으로 갈등을 드러냈다.

매 토론마다 두 나라의 관계에만 집중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토론 주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아닌 지엽적인 시각으로밖에 보지 못한다. 여기에 스위스가 중립국이기 때문에 각 나라의 갈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지만, 첫 회에서 스위스의 알렉스는 의외로 탈리아와 대결 구도에 동참했다. ‘비정상회담’은 토론 주제를 향한 다양한 시각이 중요한데, 그들만의 싸움만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이다.

김 PD는 “기존 2년 동안 대표성을 띠는 나라의 대표들이 출연했었다. 오히려 접경 국가들이 민감한 부분이 많아 더 다룰 수 있는 것이 많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둘 다 남부 아시아지만, 인구 순위로 보면 인도가 세계 2위, 파키스탄이 6위일 정도로 큰 나라다. 워낙 크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종교도 인도는 대부분 힌두교이고, 파키스탄은 무슬림 국가로,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다름에서 나오는 갈등도 있지만 뿌리는 같기 때문에 한국과 북한 느낌도 난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그는 “두 나라의 대결이 프로그램 전체에 큰 흐름을 좌우 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이야기가 나오면, 멤버들의 이야기 듣기 때문에 그쪽으로 너무 치우치지는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많은 프로그램들이 쉽게 사라지는 방송계에서 ‘비정상회담’은 100회를 넘긴 장한 프로그램이다. 시즌1에서도 대대적으로 멤버가 교체된 적 있었으나 그것을 시즌2로 부르지는 않았다. 그리고 ‘시즌2’라는 이름을 내건 지금, ‘비정상회담2’는 더 새롭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멤버 및 제작진 교체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김 PD는 “재밌게 만들겠다. 콘텐츠 밀도를 조금 더 높이고 더 다양한 나라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코너 구성을 하겠다. 초반에 신선함을 유지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