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내총생산(GRDP)은 16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2위입니다. 열악한 수준입니다.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와 지역산업 육성 지원정책 약화 등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지역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산·학·연·관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23일 전주대에서 열린 제2회 전북테크포럼에서는 전북 지역 산업 육성과 발전 전략 모색을 위한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쏟아졌다.
미래창조과학부, 전북도, 전북연구개발특구본부가 개최한 이번 포럼에는 송하진 전북지사를 비롯해 이덕희 KAIST 교수, 김진수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김정율 벤처기업협회 전북지회장, 박경 목원대 교수, 김일태 전남대 교수 등 산·학·연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진석 전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식 기반 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산업 구조 고도화를 거듭 강조했다. 농·생명, 탄소 등 특화산업 중심으로 연구소기업과 첨단기술기업을 집중 육성하자는 것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전북 지역은 보유 기술과 기술 이전 대상 기업 수준이 낮다 보니 기술사업화 지원 기반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화 분야의 외부 기술 적극 도입, 기업 유치 강화, 기술 수요조사 사업화연구개발(R&BD) 기획, 통합기술정보망 구축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전북특구는 전주, 완주, 정읍 등 3개 사업지구의 공간 분리와 지역별 인프라 격차가 크기 때문에 특화거점 육성 등 맞춤형 육성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복잡한 거버넌스 체계를 재편해 지역별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정주 여건 개선, 인력 공급 방안 마련, 산업단지 여유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통계청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북 1인당 GRDP는 2483만원 수준이다. 이는 전국 평균 2944만원 대비 84% 수준이다. 재정자립도도 22.8%로 낮은 편이다. 농·생명 융·복합 산업, 소재부품 산업 중심의 산업클러스터와 R&D 혁신 기반 강화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말 설립된 전북연구개발특구본부 활성화를 통해 지역산업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자는 주장도 관심을 끌었다.
진념 전 부총리는 “자유무역협정(FTA) 확산 등 시장 개방 가속화, 신흥 경제국 성장, 한국 경제 성장에 따른 생산 요소 비용 증가로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허·디자인·브랜드 등 지식재산, 제조업 간 융·복합, 기술 혁신으로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처드 플로리다의 저서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에 나오는 지역산업 발전 전략을 인용했다. 원주의료기기산업클러스터, 한국산업기술대, 테크노이노베이션파크, 캐나다 사스카툰, 핀란드 오타니에미 등 국내외 산학협력클러스터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홍 연구위원은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가 입주해 있는 오타니에미과학단지는 핀란드 R&D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밀집돼 있다”면서 “R&D 거점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인적 자원, 이노폴리스 등 각종 편의 시설, 산·학·연 종사자들의 개방된 마인드 확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은 “혁신자원의 효율적 연계를 위해 전북지역 전문가 풀을 활용한 기술사업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미니클러스터 활동을 통해 지식과 정보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창의적인 학습환경도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연구소기업 및 첨단기술기업 등록증 수여식도 열렸다. 첨단기술기업으로는 옵토웰(신재생발전시스템), 연구소기업에는 케이에스에프(농업기계)와 에이에스이(컴퓨터용발열장치) 및 농정심(항산화, 항염증용 소재)이 각각 지정됐다.
박은일 전북연구개발특구본부장은 “전북연구개발특구본부가 전국에서 가장 늦게 출범했지만 미래부, 전북도, 지원기관 등 산·학·연이 힘을 모으면서 눈에 띄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농생명, 탄소산업 등 전북이 지닌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융합,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미래 먹거리를 지속해서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