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초점] 음주-성폭행부터 불륜까지…연예계는 대본 없는 '막장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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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올해에도 연예계는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음주에 성폭행, 대작의혹, 불륜까지. 연예계는 그야말로 대본 없는 ‘막장 드라마’다. 공인(公人)의 신분이기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들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은 날카로우면서도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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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운전’, 잠재적 가해자 망각한 ‘무책임한 행동’

연예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은 음주운전이다. 지난 3월 아이돌 그룹 초신성 멤버 윤성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냈다. 소식이 알려진 뒤 성모가 주연을 맡은 영화 ‘우리들의 일기’는 개봉일을 연기했다. 대중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그는 다음 달인 4월 군에 입대했다.

4월에는 개그맨 출신 방송인 이창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그는 사고 후 약 21시간 동안 잠적했다 경찰에 출두해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 그의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나며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그룹 슈퍼주니어 강인의 경우는 사안이 엄중했다. 그는 이미 음주운전과 음주폭행 사건 연루라는 꼬리표가 달린 상태였다. 그는 지난 5월 술을 마신 채 차를 운전하다 편의점 앞 가로등을 들이받았다. 두 번째 음주운전이라는 점에서 그를 믿었던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결국 강인은 활동을 중단했다.

6월에도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소식은 이어졌다. 윤제문은 지난 5월 술에 취해 자가용 안에서 잠든 채 경찰에게 발견돼 조사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으며, 자숙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정도 지난 4월 제주도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정은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뜻을 밝혔다.

버벌진트는 자신의 음주운전 사실을 고백하며 자신에 무책임한 행동에 반성하고 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KBS ‘추적 60분’에 음주운전 적발 당시의 모습이 알려지며 진정성 논란을 겪었다.

음주운전과 관련해 대중들은 ‘습관’이라고 입을 모았다. 충분히 대리 운전기사를 부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대를 잡은 이들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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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작 논란, 업계의 관행?

가수 조영남은 지난달 대작 논란에 휩싸여 결국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무명화가에게 대신 그림을 그리게 한 뒤 자신이 그린 것처럼 속여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것이다. “조수를 두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발언으로 한차례 파문을 일으켰던 조영남은 현재 대작 그림 26점을 팔아 1억8350만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이득을 챙기고, 대작 화가에게는 수준 이하의 대가를 지불한 조영남에게 대중의 이해를 바라는 것은 과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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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행 혐의, 죄의 유무 떠나 팬들에 실망감 안겨줘

개그맨 유상무와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은 성폭행 혐의로 고소됐다. 유상무는 여자친구와의 해프닝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듯 했지만, 해당 여성은 만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았으며, 몇일 뒤 진짜 여자친구라 주장하는 인물이 등장, 씻을 수 없는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박유천의 경우는 피해 여성이라던 A씨가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이후 소를 취하하며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추가로 세 명의 여성이 같은 혐의로 박유천을 고소하며 사건이 일파만파 커졌다. 현재 박유천 측은 처음으로 고소한 A씨를 맞고소했으며, 나머지 세 명의 여성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확인 후 무고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해당 사건의 경우에는 죄의 유무를 떠나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여성을 대하는 이들의 태도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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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륜, 한국에서 죄는 아니지만…

배우 김세아는 상간녀 피소 의혹이 불거졌고, 방송인 김새롬과 결혼한 셰프 이찬오는 한 여성을 뒤에서 안고 있는 동영상이 유출돼 곤욕을 치렀다. 여기에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불륜설은 이제까지 언급된 사건에 방점을 찍었다.

간통죄는 1953년에 제정된 후 62년 만인 지난해 2월26일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불륜과 관련해 사실상 법적인 책임은 물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불륜의 경우 주변 대상에게 돌아가는 정신적인 피해가 크다. 불륜남(녀)의 가족, 지인 등의 꼬리표가 끊임없이 이들을 괴롭힌다.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망각한 채 행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연예계의 이면에는 얼마나 더 많은 일들이 남아있을지 짐작조차 힘들다. 드라마나 영화의 재미와 강한 자극을 주기 위해 선택되는 소위 ‘막장’의 소재가 연예인들을 통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 연예인들의 복귀, 한결 같은 패턴…‘진짜 반성했나’

과거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의 복귀 수순은 한결같은 패턴이다. 소위 ‘양은 냄비’ 같은 대처 방안을 내놓는다.

사건 직후 회사를 통해 공식 사과를 한 뒤 잠정 은퇴나 자숙의 기간을 갖는다고 선언한다. 이후 SNS 등을 통해 근황을 공개하며, 여론이 가라앉았다는 느낌이 들면 예능 프로그램이나 토크쇼에 출연해 그간의 심경을 고백하며 동정표를 얻는다. 이어 메인 방송이 아닌 서브 격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서서히 고쳐나간다.

모든 상황이 정리되면 그간 자신이 했던 과오는 개그나 토크의 ‘씹을 거리’로 사용하며 웃음으로 가볍게 무마해버린다. 사회와 세태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SNL 코리아’는 ‘이미지 세탁기’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러한 분위기에 힙입어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의 자숙 기간도 점차 단축되고 있는 추세다. 그들이 진정한 반성의 시간을 가졌는지, 아니면 ‘양은 냄비’처럼 뜨겁게 달아오른 시점을 피해 빠르게 식는 대중들의 관심을 이용한 ‘숨고르기’의 시간인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조정원 기자 chojw00@enter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