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초점] ‘비밀은 없다’, 영등위 설득 못시키고 결국 ‘청불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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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비밀은 없다' 포스터

배우 손예진, 김주혁 주연의 영화 ‘비밀은 없다’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지난 8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비밀은 없다’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분류했다.

영등위 내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비밀은 없다’는 영상의 표현에 있어 국회의원 후보자 딸의 실종을 둘러싼 사건의 배후와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선정성 및 폭력적인 부분은 신체노출, 육체폭력 장면 등에서 자극적이며 거칠게 표현되어 있고, 그 외 주제, 대사 및 모방위험 부분에서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라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도 곤란한 입장이다. CJ 관계자는 “‘비밀은 없다’는 노출보다는 엣지(edge)있는 영화다. 영화 자체의 재편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비밀은 없다’가 오는 23일 개봉을 앞두고 있기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분류는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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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비밀은 없다' 내용정보서비스

앞서 지난달 28일 ‘비밀은 없다’ 제작보고회 당시 이경미 감독은 ‘곡성’을 언급하며 “굉장히 파워풀하고 정서적으로 충격적이고 센, 여운이 오래 가는 작품이었다. ‘곡성’이 15세 등급을 받아서 우리도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곡성’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돼 있다. 영등위는 “모방우려가 없다”를 분류 기준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곡성’이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상황으로 유추할 수 있는 장면의 수위가 높다는 반응이었다.

이밖에도 ‘제니주노’는 15세 중학생들이 하룻밤 실수로 아기를 가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청소년층을 타깃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첫 심의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개봉 자체의 위기를 받았다. 중학생이 아이를 출산해 키운다는 줄거리 자체가 문제가 됐다. 제작사는 연출의 변과 기획의도 등을 첨부해 재심을 신청, 15세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청소년들의 모방의 우려가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설득에 성공한 사례다.

‘비밀은 없다’의 등급분류와 관련해 영등위의 등급분류 기준에 다시 한 번 의구심이 드는 지점이다.


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