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은 지난 2013년부터 ‘윈 : 후이즈 넥스트(WIN : WHO IS NEXT)’, ‘믹스 앤 매치(MIX & MATCH)’, ‘식스틴(SIXTEEN)’ 등 연예 기획사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매년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기획해 그룹 위너, 아이콘, 트와이스를 탄생시키는데 일조했다.
올해는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가 Mnet과 손을 잡았다. 이들이 합작한 프로그램은 ‘d.o.b : Dance or Band’(이하 ‘d.o.b’). 소속 연습생들이 밴드팀과 댄스팀으로 나뉘어 데뷔를 놓고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으로 대결을 벌이는 방식이다.
댄스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해 멤버들끼리 경쟁하던 기존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달리 밴드팀과 댄스팀의 맞대결 포맷이 색다르다. 이는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할만한 요소다.
총 8부작인 ‘d.o.b’는 지난달 11일 첫 방송을 시작해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 특히 첫 회부터 4회까지 그려진 에너지 넘치고 개성 있는 팀원들의 모습과 연습생답지 않은 출중한 실력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FNC 관계자는 “두 팀원들 모두 ‘d.o.b’를 통해 데뷔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매일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미션이 끝나고 이뤄지는 온라인투표 등으로 대중에게 인정받아야 데뷔할 수 있다는 걸 연습생들도 잘 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겠다는 의지로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FNC만의 신인 발굴 트레이닝 시스템 네오즈 스쿨(NEOZ SCHOOL)이 베일을 벗었다. 현재 ‘d.o.b’에 출연 중인 팀원들은 모두 네오즈 스쿨 1기 연습생으로, 기수가 나뉘어져있는 게 특징이다.
Mnet 이상윤 팀장은 지난달 열린 ‘d.o.b’ 제작발표회에서 “FNC 연습생들은 어떤 시스템으로 경쟁을 하면서 데뷔를 하는지가 이 프로그램의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d.o.b’는 ‘믹스앤매치’나 ‘식스틴’에 비해 대중의 관심도가 현저히 낮은 편이다. 밴드팀과 댄스팀으로 대결 구도만 바뀌었을 뿐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큰 차이가 없었고, 하필 방송시간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겹쳐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채널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는 FNC가 바라던 바가 아니다. 어떤 팀이 데뷔하든 ‘d.o.b’를 통해 미리 팬덤을 형성시킬 계획이었지만 부족한 화제성은 프로그램과 소속사 모두에게 큰 부담이다.
이제 4회만을 남겨둔 ‘d.o.b’는 남은 방송 기간 동안 적극적인 스퍼트가 필요하다. 연습생들의 일취월장한 실력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다면 개인, 소속사 전부 손해다.
대중은 이미 기존 프로그램들을 통해 서바이벌의 잔인함에 익숙해져 있다. ‘d.o.b’는 흥미롭지만 시청자들을 강하게 흡입할 만한 관전 포인트가 부족하다.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한 서바이벌의 묘미를 살릴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d.o.b’는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방송한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