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슈브레이크`부터 `통합회생제동장치`까지…車 제동장치 역사

자동차 발전사는 `어떻게 하면 잘 가고 잘 설 것인가` 역사로 바꿔 말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엔진 발전에 대해서만 주목하지만, 자동차가 오래도록 안정적 이동수단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은 육중한 차량의 빠른 이동 관성을 제어할 수 있도록 제동장치의 발전이 함께 이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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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긴급자동제동장치(AEB·Autonomous Emergency Braking)

최고 속도가 시속 5㎞에 지나지 않던 최초 자동차에는 제동장치가 존재하지 않았다. 속도가 빠르지 않았던 만큼 바퀴와 노면의 마찰력만으로 차량을 멈춰 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기술력이 발전함에 따라 운전자가 원할 때 차량을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다.

최초 브레이크시스템은 `슈 브레이크`로 벽돌모양 마찰제인 `슈`를 타이어에 밀어붙여 속력을 줄이는 방식이었다. 이후 1800년대 후반 `밴드 브레이크`가 나타났다. 바퀴 구동축에 브레이크 드럼을 설치하고 밴드를 감아 밴드를 조이면 구동축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 방식이었다.

현대적 제동장치는 1900년대 들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드럼 브레이크`는 휠 안쪽에 드럼을 장착하고 드럼 내부를 슈 브레이크로 죄면 제동력이 발휘되는 방식으로 최근까지도 상용차에 장착되는 제동장치다. 드럼 브레이크보다 진일보한 디스크 브레이크는 현재 가장 대중적인 제동장치다. 원반 형태의 `디스크`가 바퀴와 함께 회전하다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디스크 패드라는 마찰재가 양쪽에서 디스크를 압박해 제동하는 방식이다.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급제동할 때 조향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잠김방지제동장치(ABS)`가 등장했다. ABS는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디스크를 계속해서 죄는 기존 방식과 달리, 디스크를 빠르게 잡았다 풀었다를 반복해 최적의 제동효과를 얻는 장치다.

전자차체제어장치(ESC)는 ABS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다양한 센서로 차체가 현재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최적화된 제어 성능을 발휘한다. ESC는 제동 시에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주행 시에도 안정적인 주행을 돕기 위해 계속해서 작동한다.

현대모비스는 2001년부터 600억원이 넘는 개발 비용을 투입해 지난 2008년에는 독자적인 전자식 제동장치인 MEB(Mobis Electronic Brake)를 개발해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지속적인 성능개선으로 최근에는 순항제어장치(SCC), 긴급자동제동장치(AEB) 등 운전자지원시스템(DAS)과 협조 제어 기능을 강화한 MEB4 모델까지 출시했다.

이와 같이 제동장치와 운전자지원시스템 간의 협조 제어 기능은 향후 자율주행자동차 구현에 있어 필수적이다. 카메라, 초음파, 레이더 등의 센서를 통해 외부 상황을 인지하고, ECU로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고 해도, 실제 차량을 움직이는 부분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자율주행은 결코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모터를 동력원으로 삼는 친환경차도 역시 진화된 브레이크 시스템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회생제동브레이크시스템`은 차량이 멈출 때의 운동에너지로 모터를 발전시켜 배터리를 충전시키기 때문에 기존 브레이크시스템에 비해 에너지 손실률을 70% 가까이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얻는 연비향상 효과의 약 40%를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이 차지할 정도로 친환경자동차를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장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차세대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iMEB(Integrated Mobis Electronic Brake)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기존 회생제동 브레이크시스템을 이루는 여러 부품을 하나의 부품으로 통합해 원가 및 중량을 30% 이상 줄인 첨단 제동장치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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