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잘 되고 있는데 종영이라니 무슨 소리냐. 사실 무근이다”
4월 ‘슈가맨’ 종영 보도에 대한 JTBC 홍보 담당자가 펄쩍 뛰며 하던 말이다. 이미 업계 관계자들은 고정 출연자들의 계약과 스케쥴을 거론하면 종영을 확실시 했지만, 정작 내부에 있는 사람들만 ‘왕따’를 당한 셈이다.
그런 ‘슈가맨’이 공식적으로 종영을 선언했다. 두 달 만에 이들의 확신의 찬 행동은 금방 꼬리를 말고 만 것이다. 광고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어찌되었든 조금이라도 그 인기를 질질 끌고 가고 싶어서였을까.
물론 종영이 거론되던 시점에 ‘논의’였기에 부인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더욱 문제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한두 달 뒤 예측도 못하는 제작진이나 홍보팀의 근시안적 대응은 향후에도 여러 차례 유사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윤현준 CP는 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슈가맨’을 시작할 때 시즌제라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끝날 때가 되지 않았느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직도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슈가맨’이 많다. 지금은 열심히 ‘슈가맨’을 찾을 때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 CP의 당찬 각오는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무너지고 말았다. ‘슈가맨’ 제작진은 30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약 70명의 ‘슈가맨’을 소환했는데, 매주 추억 속의 가수들을 초대하고 완성도 높은 쇼맨의 무대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왔다”며, “아쉽지만 7월 초 에 ‘슈가맨’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투유 콤비와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겠다. 차후에 충분한 라인업과 제작여건이 준비가 된다면 ‘슈가맨’ 프로젝트를 재개할 수 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제작진의 책임감 없는 핑계나 다름없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슈가맨을 찾을 때라며 종영 사실을 강하게 부인한 윤 CP는 2개월 만에 슈가맨의 섭외가 어렵다는 이유로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출연자 섭외의 어려움 뒤에는 저조한 시청률도 한 몫했다. 유재석의 첫 종편행이었던 ‘슈가맨’은 정규 편성 이후 1.340%(닐슨코리아, 케이블유가구 기준, 이하 전국)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했다.
잊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률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줄곧 1%대의 시청률을 유지해오던 슈가맨은 28회 방송분 3.9%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최근까지도 2%의 시청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슈가맨’이 ‘박수 칠 때 떠난다’는 말은 현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국민 MC 유재석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정받은 가수 유희열이 의기투합하고, 매회 슈가맨들이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