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성능과 기능을 좌우할 CPU 선정작업에서 인텔과 퀄컴이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커넥티드카가 미래 모빌리티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사활을 건 싸움을 펼친다. 현대기아차의 선정발표가 당초 계획보다 한달 이상 늦춰지면서 이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019년 모델에 장착할 5세대 인포테인먼트용 CPU와 통신칩 제공 업체를 선정하고 있으며 인텔과 퀄컴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현대·기아차는 1~3년에 한번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교체하면서 새로운 솔루션을 선정해왔다. 향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길 안내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넘어서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등 각종 자동차 기능을 제어하는 창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존 기능도 클러스터(계기판)와 연동을 통해 운전자가 보다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진화하는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미래 상황을 감안해 인텔과 퀄컴의 자동차용 솔루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스마트폰과 미러링을 위한 보급형 솔루션 선정은 마무리 지었으며, 이번에 선정하는 솔루션은 중·고급형 모델에 들어갈 예정이다. 본지 5월 11일자 1면 참조
인텔과 퀄컴은 각각 PC와 모바일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려온 업체다. PC와 모바일 모두 포화상태에 직면한 만큼, 두 회사 모두에게 자동차는 미래 먹거리를 위해 반드시 장악해야 할 분야다. 특히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미래에 자동차는 중요한 지점이다. 두 회사의 국내 지사에게는 물론 본사 차원에서도 세계 5위 자동차 회사인 현대·기아차의 미래형 자동차를 레퍼런스로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5세대 칩은 특정 모델에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적용범위가 넓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선정 작업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가격경쟁을 비롯한 사활을 건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레퍼런스 측면에서는 인텔이 앞선다. 이미 인텔은 2015년형 제네시스와 K9용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재규어랜드로버·인피니티·BMW 등에 오토모티브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자동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선정 작업 초기만 해도 인텔이 앞선 형국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퀄컴은 통신칩으로 출발한 회사인만큼 커넥티드카에서 중요한 통신이 강점이다. 또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원칩으로 검증을 받았다는 점과 자동차 내에서 일부 기능을 중심으로 ARM 코어 MCU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업계는 애초 인텔이 사업자 선정에서 앞서있지만 이후 퀄컴이 가격 공세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스펙 변경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면서 선정작업이 다소 늦춰진 것으로 안다”며 “미래형 자동차 시장을 확보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전력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