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로교통안전관리청(NHTSA) 조사에 따르면 교통사고 원인의 대부분이 운전 부주의와 산만한 운전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속 80㎞로 달리는 차량이 1초간 이동하는 거리는 약 22m 수준이다. 만약 운전자가 5초 이상 운전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집중했다면 차량이 이동한 거리가 100m에 달한다. 이때 갑자기 나타난 차량이나 물체를 피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와 같은 교통사고를 기술적으로 방지하고자 자동차 업계는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와 노력으로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한 안전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표적 충돌방지 안전장치로는 △차로이탈경고장치(Lane Departure Warning System) △차로유지지원시스템(Lane Keeping Assistance System) △자동긴급제동장치(Autonomous Emergency Braking) △능동안전벨트(Active Seat Belt) △보행자보호에어백(Windshield Air-Bag) 등이 있다.
`차로이탈경고장치`는 자동차가 차로를 이탈해 발생하는 충돌 사고를 방지하고자 개발됐다. 도로 위에 그려진 차로를 카메라와 레이더 등 센서를 이용해 이탈 여부를 감지하고 운전자에게 경고음 또는 시각적인 화면으로 알리는 기능이다. 경고 기능을 넘어 자동제어 기능이 더해져 안전성이 강화된 장치가 바로 `차로유지지원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차로 이탈 위험경고에도 운전자가 계속해서 반응하지 않으면 스스로 핸들을 조정해 차로를 유지시켜준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앞차 또는 보행자와의 충돌이 감지되면 스스로 제동을 걸어 차를 세우는 안전장치도 개발됐다. 최근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자동긴급제동장치`다. 이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시스템이 센서를 이용해 전방 차량 또는 보행자를 인식하고 스스로 차를 멈춘다.
차량 전면에 장착된 레이더·카메라 센서가 정면 사물을 동시에 감지하고 식별한다.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방식은 자동차 메이커별로 기능은 조금씩 다르지만 자동긴급제동장치 대부분은 경고음 또는 시각적인 경고디스플레이로 운전자에게 상황을 알린다. 운전자가 계속해서 반응하지 않으면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되는 방식이다.
충돌 사고 발생 후 승객을 보호하는 장치도 있다. 전방 충돌이 예측되거나 급회전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시트벨트에 장착된 모터가 작동해 탑승자를 구속하는 `능동안전벨트`다. 관련 업계 연구결과에 따르면 능동안전벨트를 적용하면 목 부위 상해는 약 60% 이상 개선되며 기타 상해는 최대 20% 가까이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탑승자 안전만이 아닌 보행자 안전까지 고려한 에어백도 있다. `보행자보호에어백`은 보행자와의 충돌이 감지되면 차량 후드 후반부에 장착된 에어백이 전개돼 보행자가 차량 전면 유리에 머리를 부딪치는 상해를 경감시키도록 설계된 안전장치다.
실제로 이러한 첨단 안전장치는 유럽과 북미에서 진행하는 유로 NCAP(신차평가프로그램)와 미국의 IIHS(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 등에서 실시하는 자동차 안전도 평가에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OECD 국가 가운데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관련 기술 연구개발 및 보급화가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첨단부품은 긴급 상황에서의 안전한 운전을 지원하는 장치라는 점이다. 운전 부주의와 산만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안전한 운전습관과 안전의식 확보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